경북대학교 웹진 VOL.228 - 금의환향(錦衣還鄕), 나만의 연구로 해외에서 식견을 넓히다

KNU동문

vol228

금의환향(錦衣還鄕), 나만의 연구로 해외에서 식견을 넓히다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우리 대학에서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국제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우리 대학 국제교류처에서는 57개국 465개 대학 및 기관(2017년 4월 기준)과 협정을 맺고 학생 교류를 통하여 학문의 견지를 넓히기 위해 교환학생, 복수학위제, 해외인턴, 글로벌 챌린지 등의 주요 프로그램을 주관하고 있다. 많은 대학생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교환학생을 대학생활의 버킷리스트로 꼽기도 한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고, 공학에 대한 열정으로 미국 UTD에서 복수학위제를 이수했으며 자신만의 공학 신념으로 Texas A&M 대학에서 교수로 임명받은 김정희 동문을 이번 호 웹진에서 만나보았다.

 UTD 복수학위제는 전자전기컴퓨터학부(현 IT대학) 2학년 이상의 학생들이 2년간 우리 대학에서 공부한 후, 남은 2년간은 UTD에서 수학함으로써 두 학교 모두의 졸업요건을 만족하여 졸업할 때 우리 대학과 UTD의 학위를 공동으로 수여받는 제도이다. 김 동문은 학부생 2학년 시절, 해외 유학에 대한 꿈을 꾸게 되면서 복수학위제에 지원했다. 그 꿈을 구체화하기 위해 서울에 가서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하고 토플 준비를 할 정도였다. 당시에는 호주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먼저 생겼는데, 심기일전하여 교환학생을 준비했지만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UTD 교환학생 공고가 떴던 것이다. 김정희 동문은 오히려 호주 교환학생에 떨어지고 미국 UTD 복수학위제에 합격한 것이 자신의 연구 분야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복수학위를 간 학교 자체가 전자 분야 연구에 특화되었고, 주변에 공학을 활용한 산업체도 들어서있어 환경이 우수했다. 호주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떨어진 경험이 오히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 말하는 김정희 동문에게서 그녀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김정희 동문은 파키슨 병, 알츠하이머 등의 신경계 질병이 발병한 환자의 행동을 분석하여 그녀가 개발한 장비로 분석 및 치료하고, 치료 경과를 연구 중이다. 최근 미국 텍사스 A&M 대학에서 그녀의 연구를 인정하면서 김 동문은 조교수로 임명되었고 올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교수 생활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정희 동문은 교수 임명 과정에서 한국 국적을 가진 자신의 매력을 더욱 어필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공부를 하는데, 한국과 미국 양국에서의 학업 경험을 가진 본인이 교환학생 경험을 토대로 문화의 장벽을 극복하고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을 더욱 잘 인도할 수 있는 교육자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면접 당시에 밝혔다. 미국은 추천제도가 공식적으로 통용되는 사회라 어느 대학 출신인가가 연구 학위 인정에 상당히 중요한데 UTD 복수학위를 통해 미국 대학의 학위를 받은 것도 김 동문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김정희 동문은 의료와 공학을 결합한 ‘bioengineering’을 연구 주제로 삼고 있다. 전자공학과 의료계를 연결하는 학문은 한국과 미국, 양쪽에서 초기 발전 단계인 만큼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한다. 김 동문은 현재 약품이나 수술이 아니라 외부적인 전기기계로 뇌와 신경계를 치료하는 방법을 강구중이다. 손 떨림이나 치매 등 신경계 관련 장애는 약물이나 혹은 뇌에 직접적인 시술로 치료를 하기 마련인데, 김정희 동문은 외부의 신경에 자극을 가하여 뇌와 신경계 전체에 영향을 가함으로써 치료를 하는 방법으로 생각의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그녀는 웨어러블 센서를 이용한 실시간 및 장기적으로 행동을 분석함으로서 환자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연구에 중요한 부분이라 말했다. 최근에는 시계 형태로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에 외부 신경계에 적적한 전기 자극을 주어 신경계 질환을 치료하는 모바일 기기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연구에 앞서 ‘Tongue Drive System (TDS)’, 즉 혀의 움직임으로 사지마비 환자의 의사표현을 돕는 기계 상용화에 일조해 상품이 출품되었고, 장애인들이 김정희 동문이 직접 개발 연구한 헤드셋 장비를 이용해 혀의 움직임으로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휠체어 및 가정용 기기들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김정희 동문은 연구에 참고하기 위해 실험실에서만 연구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었다. 몇 번이고 병원에 찾아가 신경외과 교수님과 면담하고 환자들을 직접 만났다. 학부생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다시 연구에 몰입하기도 했다. 김 동문은 UTD에 가기 전에 미리 ‘시니어 디자인 프로젝트’와 같은 실험을 진행하고 직접 학술지를 작성하며 몸으로 부딪혀본 경험이 있는데 이를 밑거름으로 박사학위 과정 중의 성과를 전자공학과 의료를 병합하는 여러 학술지에 게재하였는데, 그 중 ‘Science Transitional Medicine (impact factor: 16.78)’에 실린 TDS 에 관한 연구는Fox News, the Huffington Post, BBC News 등에 소개 되기도 했다. 김정희 동문의 연구가 유명한 잡지에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 기자들에게 인터뷰 요청을 받기도 했다.

ㄴㅁㄴ

 김정희 동문은 조지아 텍에서의 박사 과정을 마친 후 올해 8월부터 교수 생활을 시작할 예정이다. 꿈꿔왔던 유학 생활이지만, 해외에서 교수 임명을 받기까지의 과정이 마냥 순탄하지는 않았다. 박사과정을 밟는 도중에 지도 교수님과의 연구 방향 마찰로 지도 교수님이 바뀌기도 했다. 다행히 학교 차원의 배려로 뇌와 신경계를 연결하는 연구인 Neuro engineering계에서 선두적인 연구실로 옮겨 다시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거의 졸업을 앞둔 시점에 이동하게 되어 당황했지만 김정희 동문은 이왕 이렇게 된 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김 동문이 추진 중인 신경계 기기 개발 연구가 현재 미국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만큼 결과적으로 그녀에게는 연구실의 이동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박사 학위 과정 중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것도 김 동문에게는 큰 상처로 남았다. 교수로 활동하셨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교수라는 직업에 대한 동경심을 가지게 된 만큼, 존경하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은 그녀에게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김정희 동문은 교수로 임명을 받은 순간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한다. 이렇게 미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다사다난한 일들이 있었지만 그녀는 끝까지 학업에 대한 기반을 놓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했다.
 김 동문은 우리 대학 후배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기를 바란다고 거듭 언급했다. 입시 생활을 한 번 더 준비하기도 했고, 대학원 과정도 남들보다 길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그 때 실패한 것 같고 남들보다 뒤처진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하지만 실패란 끝까지 완수하지 못했을 때의 이야기이고, 조금 늦더라도 자신의 길을 나아간다면 그것은 실패가 아니며 설사 실패하더라도 그것이 밑거름이 되어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을 때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희 동문은 ‘경북대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후배들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에서의 교수님들, 선배들, 동기들과의 학업 경험이 해외에서의 도전에 큰 보탬이 되어 낯선 환경에서도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20대에게 ‘삼포세대, 오포세대’로 불리며 빠른 포기와 판단을 요구하는 사회가 형성되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커져가는 추세이다. 하지만 김 동문이 말한 것처럼 ‘나’ 자신을 파악하는 데에 시도한 경험과 실패는 결코 헛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앞으로의 발전에 반드시 기여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웹진은 주저하지 않고 꾸준히 도전하는 첨성인들의 앞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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