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웹진 VOL.242 - 코로나에 맞서 싸운 의병장(醫兵將) 대구를 지키다

KNU동문

vol242

코로나에 맞서 싸운 의병장(醫兵將) 대구를 지키다

“감사합니다. 대구는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2020 대한민국 프로야구 개막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 중 코로나19가 휩쓴 대구의 삼성라이온즈파크에는 특별한 시구자의 등장에는 환호가 들리는 듯 했다. 코로나19에 맞서 사투를 벌인 의료진들을 대표해 등판한 이성구 대구광역시의사회 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상의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습니다. 이런 때에 최전방에서 정신없이 싸우던 대구시의사회 회장이 시구를 하면 시민들에게 ‘아, 이제 최악은 벗어났구나’하는 조금의 안정감이라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권유에 시구를 수락했습니다.” 그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서일까. 시구는 성공적이었다. 시원하게 운동장을 날아간 공은 멋지게 포수에게 가서 닿았다. 그의 호소문에 수많은 의료진이 현장에 나서준 그 때처럼 말이다.
"저도 의사 동료 여러분도 일반 시민과 똑같이 두렵고 불안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그러나 대구는 우리의 사랑하는 부모 형제 자녀가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삶의 터전입니다. 그 터전이 엄청난 의료 재난 사태를 맞았습니다. 이 위기에 단 한 푼의 대가, 한 마디의 칭찬도 바라지 말고 피와 땀과 눈물로 시민들을 구합시다. 우리 대구를 구합시다.“
이성구 동문, 이른바 ‘코로나 의병장’의 호소에 대구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의사와 간호사, 자원봉사자 등 ‘코로나 의병’들이 대구로 달려왔다. 이들의 헌신에 힘입어 대구는 코로나19 대확산 도시에서, 전 세계가 감탄한 극복 모범 사례로 반전을 이뤘다.

위기 순간에 발휘된 솔선수범

 대구시의사회는 의사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을 우선으로 보건의료정책사업, 각종 봉사활동부터 학술 및 문화예술진흥 사업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성구 동문은 2018년부터 회장직을 맡았다. 조용한 일상은 2월 18일, 대구에서 첫 감염자 발생으로 끝이 났다. 걷잡을 수 없이 환자가 늘어났고, 밀려드는 환자보다 훨씬 적은 수의 의료진들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였다. 병상 확보도 문제였다. 결국, 이 동문은 대구 5,700여명 의료진에 대한 호소라는 특단의 조치로 의료진들의 지원을 이끌어 내고자 했다.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어지는 날이 있다’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호소문을 쓸 때 정말 간절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지원자로 코로나19 현장에 들어갔습니다.”
 호소문 발표에 그치지 않고 대구시의사회장이 자발적으로 격리병동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많은 의사들의 지원이 쏟아졌다. 환자의 급격한 증가로 벼랑 끝에 몰려있던 상황은 그나마 의료진 확보로 전환점을 맞이했다. 목숨을 던지는 각오로 선봉에 선 지휘관의 뜻에 동참해 준 의료진들은 기꺼이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동문의 인상적인 리더십은 다른 곳에서도 빛을 발했다. 마스크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구시의사회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대구시의 병원에 마스크를 배부했다. 이후 5,700여 명이던 대구시의사회의 회원은 6,000여 명으로 늘어났다.

K-방역은 모두의 공(功)

 이 동문은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 특히 대구가 비교적 신속하게 안정세에 들어설 수 있었던 이유를 우리나라 네 가지 방역체계 덕으로 설명했다.
 우선, 대구시에는 비교적 많은 의과대학과 의사들이 있고 이들의 실력이 뛰어난 점을 꼽았다.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바이러스라 혼란을 겪을 수도 있었지만 대가를 바라지 않는 헌신적인 의사들의 태도가 방역에 큰 힘이 되었다.
 또한 ‘메디시티 대구’라는 명성에 걸맞게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있던 의료진들 간의 네트워크도 크게 한 몫을 했다. 각 대학병원 간 소통이 원활한 것은 물론 의료진들도 평소 활발한 교류로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이런 덕분에 ‘눈빛으로도 소통하는’ 것이 가능했고, 이것이 긴급한 상황에서 의견을 모으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드라이브 스루’, ‘전화 주치의 제도’ 같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도 크게 역할을 해냈다. 드라이브 스루는 검사과정에서 감염을 막을 수 있어서, 검사 대상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을 때 유용하게 활용됐다. 환자들로 가득 찬 병원을 벗어나 의료진이 이동하여 환자들을 안전하게 검사할 수 있어서 효율을 높였다. 전화로 환자의 상황을 확인하는 전화 주치의 제도도 획기적이었다. 대구시에서 지원받은 휴대폰으로 전담 의료진이 직접 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매일 상태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주의점을 매번 주지시키는 것은 물론, 중증도를 분류하여 그에 맞는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었다. 덕분에 환자들이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었다.
 이 동문은 의료진들의 헌신에 깊이 감사하면서, 대구 시민들의 성숙한 시민 의식과 생활치료센터 구축도 코로나 19 방역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자발적인 거리 두기, 마스크 쓰기, 외출 자제하기 등 시민들 스스로가 경각심을 갖고 생활한 것이 가장 유효했다고 강조했다. 거기다 생활치료센터라는 경증환자 치료센터가 부족한 중증환자들의 병상을 확보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고. “초기에는 기존에 있던 메르스 방역 체계에 맞춰 코로나 19 환자들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응급병상을 사용했습니다. 환자들이 자택에 대기하는 상황에서 사망 소식이 들려올 때 참으로 참담했습니다.” 의료진들이 낸 ‘생활치료센터’ 아이디어를 대구시에서 수용하고, 다행히 중앙교육연수원을 시작으로 많은 기관과 기업에서 공간을 내주었다. 뿐만 아니라, 전국의 종합병원에서도 대구의 중환자들을 입원시켜 주었다. “의료진들이 직접 상주하여 경증환자들을 돌보는 체계였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중증환자를 위한 병상이 확보되어, 이 시점부터는 치료도 못 받고 사망에 이르는 안타까운 경우는 없었습니다.”

행복한 것 감사한 것

 후배들에게 해 줄 실질적인 조언을 묻는 질문에 이성구 동문은 "인사를 열심히 하면 됩니다."라는 간단명료한 답을 내놓았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덕분에 모든 사람들에게 인상적인 사람으로 남았던 것이 지금 이 자리에 있기까지 큰 도움이 되었단다. 사회는 점점 더 복잡하고, 직업을 갖고 그 자리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켜야 할 '기본'에 충실한 것이 중요하다고. "행복은 모두에게 다른 의미입니다. 나의 행복을 찾는 것은 나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와 비교할 필요도, 외부 기준에 맞춰갈 이유도 없습니다. 모두가 함께 행복하길 바랍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끝나더라도 이 동문은 대구시의사회 회장으로서 남은 임기 동안 최대한 회장의 역할을 다하고, 의사들의 냉정한 이미지보다 봉사활동을 통해 가슴 따뜻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성구 동문이 그리는 앞으로의 계획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학생리포터가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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