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웹진 VOL.236 - 도전과 혁신으로 귀감의 아이콘이 되다

KNU동문

vol236

도전과 혁신으로 귀감의 아이콘이 되다

지질학도라면 누구나 꿈꾸는 직장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그곳에서 나는 롤모델을 만난다는 긴장감에 멈출 줄 모르고 두근대는 가슴을 붙잡아야만 했다. 산사태와 각종 재해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정책기획본부 본부장 채병곤 동문(지질학과 87)을 만날 수 있었다. 적막한 분위기의 회색 연구 단지와 대비되는 채 동문의 유쾌한 입담에, 우리는 어느덧 긴장을 풀고 점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 당시 조사 목적이 활성단층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살이 쪄서였는지, 딛고 있던 암반이 무너져버렸어요. 활성단층을 찾다 제 다리뼈에 활성단층을 만들어버렸지 뭡니까. 하하하”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우리나라 지질학, 자원공학 분야의 학문적 토대가 되는 유일무이한 기관이다. KIGAM은 정부 출연연구원 중 100년(2018년 기준)이라는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며 국가 산업 발전과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KIGAM에서는 각각의 지역이 어떠한 지질로 이루어져 있는지 담고 있는 ‘한국지질도’를 발간하는 것을 기본적이면서 주된 임무로 하고 있다. 최근 5년간 한반도를 떠들썩하게 했던 지진과 활성단층에 대해 연구하고, 원자력발전소 부지 및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부지를 선정하는 임무에도 앞장서고 있다. 의식주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자원 개발 사업(광물, 천연가스, 석유)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뿐 만 아니라 재해, 환경오염, 지구 온난화 등 상당히 넓은 범위의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KIGAM’은 그 이름에 걸맞게 지질재해 및 지구환경 변화 대응 등 지속 가능한 국가 발전에 기여하여 ‘국민의 귀감’이 되고 있다.
 2011년, 집중 호우로 인해 많은 인명과 재산에 피해를 입힌 ‘우면산 산사태’를 다들 기억할 것이다. 채병곤 동문은 입사와 동시에 이러한 산사태가 얼마나, 어디서 잘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확률론적 예측 기법을 주도적으로 개발해왔다. 이전까지 없었던 혁신적인 연구였기에 유일무이한 도전이었다. 암석이나 토사가 일으킬 피해 규모를 예측하는 채 동문의 연구는 우리나라뿐 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또한 그는 사용후 핵연료(핵 연료봉)를 지하에 묻어 최소 10만 년 이상 방사능이 지표 위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질학적 특성에 대한 연구도 최근 10년간 진행하였다. 채 동문은 2016년 9월부터 현재까지 정책기획본부 본부장으로서 단기적‧ 장기적인 연구 전략 도출, 정책 수립, 연구 예산 책정 등 연구원의 전반적인 정책 및 기획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시작하게 된 지질학은 채병곤 동문에게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야외에 나가 직접 지질조사를 하는 학과의 특성이, 자연을 탐험하고 즐기는 그의 성향과 아주 잘 맞았기 때문이다. 야외 지질조사는 땀이 비 오듯 뚝뚝 떨어질 만큼 힘들고 부상 발생이 잦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의 지질학적인 역사와 형성 메커니즘을 연구 결과로 도출해냈을 때의 성취감이 매우 컸다고 한다. 그는 공부의 리듬을 놓치고 싶지 않아 내리 4년을 휴학 없이 학부를 마쳤다. 그리고 원자력발전소 부지와 방사성폐기물 처분 부지 선정에 기여하는 영광을 얻고 싶어 지질학의 길을 걷기로 한다.
 지질학을 향한 그의 여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채 동문은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며 학부 4년 동안의 꿈이었던 유학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는 갑작스럽게 진로를 크게 변경해야 했기에 큰 혼란을 느꼈지만, 학업의 끈을 놓지 않고 새로운 기반을 닦기 위해 경북대학교 대학원으로 진학한다.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그는 95년 1월 서울 벽산엔지니어링이라는 지질 엔지니어링 전문 업체에 입사하여 원자력발전소 부지 안정성 조사에 참여하였다. 지질학의 길을 걷게 된 꿈 하나를 이룬 것이었다. 다음 해인 96년 7월 1일, 채 동문은 모든 지질학도의 로망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취직하게 된다.
 채 동문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재직 중 국가의 지원을 받아 일본 나고야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직장을 다니며 박사 학위를 딴 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시간적 제약이 있었기에 100%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과 학문적 어려움이 컸다. 또한 아내를 향한 그리움,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을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마음 한편에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더 잘 해야겠다는 압박감이 그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힘들었던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박사학위를 취득했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하는 그만의 성실함이 모든 결과를 이루어낸 것이다.

 “대학생이 되어 찾아간 나의 모교(고등학교)에서 경북대학교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몇 년 후, 그곳에서 봤던 학생 한 명을 대학에서 과 후배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형 때문에 지질학과에 들어왔으니 저보고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라고 하더군요. 당시엔 ‘내 인생도 책임질 수 없는데 어떡하라는 건가’하며 웃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한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정말 뿌듯했죠.”
 채병곤 동문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입사한 소식을 지도 교수님들께 말씀드리러 갔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전했다. “자네가 큰일 했네. 우리 학과에 새로운 활력소를 넣는 결과를 자네가 만들었어!”라는 교수님의 말씀을 들었을 땐 복잡 미묘한 심경이었다고 한다. 채 동문이 학부 1학년 입학할 당시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일하는 선배를 보며 받았던 동기부여를, 이젠 주는 입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본인의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 대학의 이미지를 만든다는 것, 다른 사람의 인생에 있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그는 경북대학교의 일원으로서 뿌듯함과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다.

 졸업 후 자주 가지 못했던 모교지만, 아직도 생생한 복현 골. 지금도 눈을 감으면 제2과학관 앞 운동장이 떠오른다는 채병곤 동문이다. “항상 준비하고 노력하면, 그 과정에서 꼭 2번 정도의 기회가 다가올 것입니다. 우리 후배님들이 그 다가올 기회를 언제든 놓치지 않을 수 있게 항상 공부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지역거점대학으로서의 경북대학교의 역량은 절대 작지 않습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도전하는 사람이 되길 제가 응원하겠습니다! 경북대학교 후배 여러분 파이팅!”

채병곤 동문은 과학과 시민들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토론과 대화의 창을 열고 싶다는 미래 계획을 밝혔다.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결과를 만들기를 학생리포터가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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