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웹진 VOL.224 - 국내 최초로 임신 중 배우자 폭력실태에 대해 연구논문을 발표한 이성희 교수(간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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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임신 중 배우자 폭력실태에 대해 연구논문을 발표한 이성희 교수(간호학과)

부부사이에 아이를 가진다는 것은 인생에서 행복한 전환기를 맞이하는 것이다. 내 피를 물려받은, 나를 닮은 아이가 생긴다는 느낌은 이루어 형용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아이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존재가 아니다. 아이는 보통 약 10개월 정도 임신부의 배속에서 성장한 후 세상 밖으로 나온다. 이 10개월 간 임신부는 누구보다 보호받아야 할 소중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임신부는 배우자로부터 폭력을 당하기도 한다. 이는 임신부 자신뿐만 아니라 태아에게도 악영향을 미치지만, 아직까지는 실태조사와 관련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 호 웹진에서는 국내 최초로 임신 중 배우자 폭력실태를 조사한 간호대학 이성희 교수를 만나보았다.

 국제산부인과학회지에 등재된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연구 성과의 핵심은 국내에서 최초로 임신 중 배우자 폭력실태를 조사한 점입니다. 국내에서 관련연구는 여성건강의 범주에 속합니다. 최근까지 여성건강분야의 하위 영역 중에서 폭력은 잘 다뤄지지 않았고, 특히 임신부 대상 폭력실태를 실증적으로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으로는 문제제기에서 나아가 어떤 방식으로 개선할지까지 논의할 것입니다.
 논문을 발표하고 여러 언론사에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임신부가 폭력을 당하는 수치가 꽤 높게 나타나서 일반인이 느끼기에 다소 충격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임신을 하면 마냥 행복하고 주변에서 지지받을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폭력을 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심각한 실상에도 아직까지는 임신 중 배우자로부터 폭력을 당할 경우 본인이 직접 신고하고 처벌을 요구해야하는 등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논문을 계기로 향후 임신부 폭력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과 법안을 논의하는 장이 마련되길 희망합니다.

 저는 병원에서 간호사로서의 근무경험과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거치며 공부한 것들을 토대로 전공을 정했습니다. 특히 병원 근무 중 임신, 분만과 여성 질환을 가진 대상자를 간호하면서 여성건강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교수로 채용되고는 여성건강분야와 관련된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오랜 연구를 하면서 임신부의 출산과 건강관리에 관해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습니다. 그러다가 2008년부터 교내 성폭력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여성 대상의 폭력문제를 더욱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2013년부터는 석·박사 수업과 병원실습 지도를 하면서 수많은 국제학술지를 접했습니다. 이 시기에 해외에서 연구되는 갖가지 형태의 여성대상 폭력에 대한 이론과 지식을 구축하였습니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임신부 대상 폭력실태와 예측요인에 대한 연구가 없어 이번 조사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90년대에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부터 지금까지 여러 방면으로 연구를 하고 다양한 실무경험을 하면서 전공에 대한 이해가 강화되고 연구주제가 구체화된 것 같습니다.

 이번 연구논문과 관련해서 연구와 실무로 나눠서 계획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연구는 임신부 대상의 폭력실태를 조금 더 조사하여 향후 관련 논문의 근거를 마련할 생각입니다. 이번 연구에선 대구경북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조사했지만, 앞으로 전국적인 실태조사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꾸준히 국·내외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해서 사람들의 인식확대와 정책적인 개선의 필요성도 강조할 것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일반인이 잘 알지 못하는 임신부 대상의 폭력실태를 더욱 알릴 것입니다. 최근까지 여성문제와 관련해서 여러 특강이나 강연을 해왔습니다. 강의에 참석하신 일반인의 피드백을 들어보면 논문을 읽는 것보다 강연을 듣는 것이 관련 문제에 대해 이해하기 쉬웠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특강을 진행하여 여성 대상의 폭력에 관한 인식을 확대시킬 예정입니다. 특강으로 폭력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면서, 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지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성폭력이나 임신부 폭력의 기저에는 낮은 성평등의식과 인권존중사상이 있습니다. 특히 낮은 성평등의식은 임신부 폭력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문제와도 연계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균형 잡힌 성평등문화가 정착되도록 올바른 젠더문화와 관련된 특강도 준비 중입니다.

 올해로 학생을 가르친 지 22년째입니다. 오랫동안 강단에 있으며 여러 세대의 대학생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러면서 느낀 점은 과거와 비교하면 요즘 대학생은 관계 맺기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현재보다 직접 만나서 대화하며 교류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고 SNS가 등장하면서 많은 활동이 온라인상으로 옮겨갔습니다. 자연스레 친구와 만남이나 대화도 온라인상에서 해결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온라인상에서 만남이 편리할 경우도 있습니다. 허나, 서로 대면해서 표정을 읽고 직접 교감하면서 얻는 정서적 안정감은 삶을 살아갈 때 큰 버팀목이 됩니다. 앞으로 학생들이 온라인상에서 벗어나 현실 속에서 더 오랜 시간동안 자주 교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글. 학생리포터 최태현
  • 사진. 학생리포터 진승현
  • 편집. 학생리포터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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