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웹진 VOL.228 - 땀 한 방울로 세상을 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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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28

땀 한 방울로 세상을 진단하다

우리는 몸 상태에 이상이 생기면 병원을 찾아서 증상에 대한 진단을 받곤 한다. 특정 증상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료 장비를 사용하여 몸 상태를 검사받아야 할 수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긴 시간을 병원에서 대기하며 보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불편함도 조만간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혈액, 땀, 눈물 한두 방울로 여러 가지 건강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플랫폼이 개발되어 현재 화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우리 대학 박수영 교수팀이 개발한 바이오센서 플랫폼이다. 바이오센서 플랫폼을 이용하게 된다면 직접 눈으로 보거나 간단한 현미경을 사용하여 쉽고 정확하게 증상을 진단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획기적인 연구 결과로 의료계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고분자공학과 박수영 교수를 만나보았다.

 우선 2007년부터 진행해왔던 연구가 올해 마침내 좋은 결과를 맞이하게 돼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 결과는 한 순간에 나온 결과가 아닙니다. 2007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연구에 참여해왔던 많은 대학원 학생들과 교수님들의 손끝에서 나온 노력의 산물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10년 동안 연구실을 거쳐 간 다수의 대학원 학생들과 함께 연구가 진행되어왔습니다. 해가 거듭될수록 연구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수준이 한 단계씩 향상되어 왔고, 그 결과 더 심도 있고 수준 높은 연구 결과가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긴 연구기간 끝에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지만 여기서 만족하기는 이른 것 같습니다. 지난 3월 바이오센서 플랫폼 논문이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된 후에도 더 좋은 연구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쉬지 않고 곧바로 후속연구에 착수했습니다. 학생들과 교수님들 모두 최선을 다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후속연구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의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지도 교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후속연구에 임할 것입니다.

 고분자 나노재료 연구소는 2011년에 초감도액정센서 개발이라는 기초연구실 연구를 미래부에서 수주 받아 세워진 연구소입니다. 액정이란 휴대폰 디스플레이에 주로 사용되는 재료로, 액체와 고체의 중간 성질을 가지는 이방성이 높은 물질입니다. 높은 유전율 때문에 전기장을 걸어주면 액정이 배열되어 디스플레이의 색깔을 구현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구를 시작할 당시 액정을 사용한 디스플레이 산업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충분히 성장한 상태였지만, 액정에 관한 연구는 디스플레이 산업에만 국한되어 다른 응용 분야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액정을 디스플레이가 아닌 다른 분야에도 적용해보자라는 취지에서 액정바이오센서 응용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액정과 관련된 3~40편 정도의 논문을 발표했고, 그 중에서 이번에 발표한 바이오센서 플랫폼 논문이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되는 영광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처음 연구소가 만들어졌을 당시에는 기초연구실 연구를 하는 교수님들만 계셨지만, 지금은 규모가 커져서 고분자공학 교수님들뿐만 아니라 고분자 관련 타과 교수님도 함께 연구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지난 연구 기간 동안에는 액정을 이용한 센서 개발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해왔는데, 지금은 고분자 공학 교수님들과 고분자 나노재료를 이용하여 더 기능화 된 고분자를 개발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이오센서 플랫폼은 복잡한 과정 없이 바이오센서에서 나타나는 색 변화를 분석하여 질병 여부를 진단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입니다. 염료가 아닌 광결정의 구조를 이용하여 특정한 빛만 반사시켜 색을 발현하는 구조색을 분석하여 질병을 진단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색은 나방, 딱정벌레, 오팔 등에 나타나는 색입니다. 액정을 사용한 광결정은 액정을 꼬이게 하는 도펀트 물질을 액정에 넣어 액정을 꼬이게 함으로써 스프링 구조를 형성하여 제조하게 됩니다. 이 때 만들어지는 스프링 구조의 액정을 콜레스테릭 액정이라고 합니다. 콜레스테릭 액정은 스프링과 같이 쉽게 수축 또는 팽창을 할 수 있습니다. 꼬임의 주기를 나타내는 피치의 길이에 따라서 반사되는 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피치가 길면 빨간색에 가까운 색을, 짧으면 파란색에 가까운 색을 나타냅니다. 본 바이오센서에 응용한 광결정 구조는 광결정을 가교하여 만든 고체형 콜레스테릭 액정 구조체와 전해질 고분자와 서로 뒤엉켜 있는 IPN (Interpenetrated Polymeric Network) 구조체입니다.
 광결정 IPN 구조체는 고체형 광결정 액정 사이에 첨가하는 고분자 물질로 피치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액정 사이에 첨가되는 고분자물질로는 주로 스마트 물질을 사용하는데, 여기서 스마트 물질이란 온도 또는 pH와 같은 외부자극에 의해 수축, 팽창하는 물질을 말합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바이오센서는 특정 물질과 선택적인 결합 및 반응을 일으키는 리셉트인 효소를 전해질 고분자에 고정하여, 효소 반응에 의해 pH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광결정 IPN 구조체의 수축 및 팽창이 유도되어, 구조색의 변화가 나타내게 됩니다. 본 바이오센서는 플랫폼 형태로 다양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간단히 리셉트를 변경하여 제조할 수 있고, 비 침투 방식으로 땀과 침 등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채혈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원래 고분자보다 훨씬 크기가 작은 원자 수준의 구조를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엑스레이와 방사선 가속기를 이용하여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스케일의 원자를 주로 다루었죠. 그런데 원자의 크기 때문에 대학원 학생들이 연구 결과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던 저는 학생 눈높이에 맞는 연구는 어떤 것일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때, 교수로 부임하기 전 3년 6개월 정도 미국 공군 연구소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주제를 다시 정하는데 있어서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미국 공군 연구소에서는 카본 나노 튜브에 대해서 연구했었는데요. 연구 과정 중 큰 어려움이 없었고 주제도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주제를 연장해서 고분자 나노 소재에 대한 연구를 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점토를 이용한 고분자 복합체 제조를 시작으로 고분자에 탄소물질을 첨가하여 기존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물성을 가지는 복합체를 만드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남들보다 앞서서 나노 소재에 대해 연구를 시작한 것이 지금의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낸 것 같습니다.

 바이오센서를 고도화시키는 연구를 계속 진행할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피, 땀 그리고 침으로부터 한 가지 물질만 측정하는 게 아니라 한 번 측정할 때 여러 바이오마커 물질을 분석하는 거죠. 이와 같이 액체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여러 가지 질병들을 한꺼번에 검출할 수 있는 멀티에센싱 기능을 탑재한 바이오센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개념을 조금 더 상용화시킬 수 있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개발한 바이오센서는 유리 기판을 사용하여 질병을 진단합니다. 하지만 기판을 유리로 제한하면 상용화되기에는 굉장히 까다롭겠죠. 그래서 저희는 기판 소재를 유리에 국한하지 않고 생체에 적합하며 좀 더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판을 바이오센서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공 피부를 기판으로 한다면 땀을 바로 흡수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즉각적인 질병 진단이 가능합니다. 인공 피부 기판에 대한 연구 외에도 바이오센서를 통해 측정한 색을 간편하게 디지털화 및 전송이 가능하도록 하여 바이오센서 플랫폼이 상용화될 수 있게끔 하는 것도 연구 목표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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