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웹진 VOL.230 - 조기진단을 넘어 치료까지, 엑소좀의 매력에 빠지다

KNU피플

vol230

조기진단을 넘어 치료까지, 엑소좀의 매력에 빠지다

 저희 연구팀은 평소에 질병에 있는 엑소좀 연구를 많이 해왔습니다. 그러다 엑소좀도 독성 성질을 갖고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고, 연구를 확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연구를 확장하려고 했을 당시에는 독성 관련 엑소좀 연구를 진행하는 곳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세상에 없는 일을 할 때는 늘 많은 두려움이 동반되기 마련입니다. 불확실성이 가득 차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이 연구가 잘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많이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작용 기전을 밝혀냈을 때 ‘와, 드디어 발견했다!’라는 환호의 느낌보다는 ‘아..됐구나’라는 안도의 느낌이 더 컸습니다. 연구는 발견을 함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때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계속 연구를 진행해 재현성이 있어야 그 연구가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약 3년간 연구를 진행했고 논문을 심사받는 데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되었습니다. 잘못된 점이 있어 논문이 거절당할 때도 있었기 때문에 다시 고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이 연구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기 때문에 연구와 논문 accept의 모든 과정이 끝났을 때 안도의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이 불확실 안에서 준비했지만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쁩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독성 관련 엑소좀 연구를 처음 시행해서 뿌듯합니다.

 먼저 엑소좀에 대해 설명을 하겠습니다. 장기 안에 있는 여러 세포들을 살펴보다보면 세포의 겉에서 조그만 것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또 다른 세포막 안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이렇게 세포에서 나와 돌아다니는 것을 엑소좀이라고 합니다. 엑소좀 중에는 혈액 속을 돌아다니는 것도 있는데 이를 혈중 엑소좀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 엑소좀을 세포의 아바타라고 부릅니다. 그 이유는 엑소좀은 사이즈도 작고 복제, 분열도 안 되는 일회성 세포에 불과하지만 해당 세포의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연구자들은 엑소좀의 이러한 정보를 이용해 질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암세포가 자라면서 혈중으로 보내는 엑소좀은 암의 조기 진단에 활용됩니다.
 엑소좀은 주변 세포에 들어가서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질병 전이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엑소좀이 간의 독성도 다른 세포에 전달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간 독성 상태인 쥐의 혈중 엑소좀을 정상 쥐에 주입해보았습니다. 그러자 정상 쥐의 간세포에도 독성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실험을 통해 혈중 엑소좀이 간 독성에 작용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고 이를 이용해 특정 조직에 독성이 생겼는지의 유무를 진단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교수들은 한 분야를 쭉 연구하는 쪽과 조금씩 연구 분야를 바꾸는 쪽, 두 분야로 나뉩니다. 저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저는 처음에 미생물연구를 했지만 바이러스, 단백질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우리 대학 의과대학에 발령받으면서 의학 관련 연구를 진행할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 환경에서 저에게 가장 유리할 것이 무엇일지 찾던 중, 그동안 배워왔던 것과 제일 부합한 ‘진단’이 저에게 가장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진단에 있어서는 보통 혈중 단백질 분석이 일반적입니다. 사람의 혈액 속에는 여러 단백질이 존재하는데, 혈중 단백질을 분석할 때는 주로 알부민 단백질을 다룹니다. 알부민 단백질은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의미 있는 마커를 찾기 매우 어렵습니다. 마치 모래사장에서 보물을 찾는 느낌입니다. 저 또한 이 연구를 많이 했지만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조금 더 실질적인 분석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2004년에 PNAS 논문에서 엑소좀이라는 것을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논문을 통해 단백질을 100이라고 한다면 엑소좀은 0.1퍼센트도 안 되지만 이것들만 모으면 나머지 부분을 다 제거하고 세포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엑소좀이 마치 보물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저는 그 논문 하나만 보고 엑소좀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약 10년 전부터 엑소좀 연구를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와 외국 모두 엑소좀 연구가 초창기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엄청나게 관심을 받고 있는데 학문·산업적으로 엑소좀이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초연구부터 산업화까지 가능하다는 말을 의미합니다. 바로 이것이 제가 엑소좀의 매력에 더 빠진 이유입니다. 무엇인가에 있어 좋다 나쁘다를 얘기하는 것은 가치관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형화된 연구도 물론 중요하지만 저는 실용적인 연구를 지향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기존 혈중 단백질 분석 연구보다 엑소좀을 이용한 연구가 실용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현재 엑소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의과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진단과 치료입니다. 엑소좀을 기반으로 해서 질병의 조기진단과 치료에 힘쓰는 것이 저의 주된 목표입니다. 지금은 암을 주로 다루지만 이번 간 독성 연구를 통해 엑소좀 연구를 다른 질병에도 확대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저는 세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 현재에 성실하라. 두 번째, 나보다 3-5년 정도 먼저 간 선배들과 기회가 되는 대로 대화하라. 세 번째, 나만의 성공 방법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라. 시중 서점에 가면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 성공하려면 2시간 일찍 일어나라 등 성공과 관련된 책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반적인 방법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람에게는 각자의 성공 방법이 있습니다. 제가 앞에서 말한 ‘현재에 성실하라’를 명심하고 3-5년 앞서 간 선배들과 대화를 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다보면 본인에게 오는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성공한 사람은 매일의 삶 속에서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되어있던 사람입니다. 평소에 준비가 안 된 사람은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없을 확률이 높습니다. 본인만의 성공 방법을 찾아가며 하루하루 열심히 사시기를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