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웹진 VOL.238 - 온 국민이 우리말을 사랑할 때까지

KNU피플

vol238

온 국민이 우리말을 사랑할 때까지

“이 차에 들어간 열매 이름이 꾸지뽕입니다. 뽕나무가 아닌데 굳이 뽕나무가 되겠다고 우겨서 ‘굳이’와 ‘뽕’을 합친 꾸지뽕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죠. 맛이 꽤 좋습니다.” 따뜻한 차와 관련된 이야기로 인터뷰 전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그를 보며 국문과 학생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호 피플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 우리 대학 한국어문화원장을 맡고 있는 김덕호 교수를 만나보았다.

 제 개인적인 역량보다는 역대 원장님들께서 현재까지 우리 문화원을 잘 운영해주셨고, 현재 우리 문화원의 부원장님과 문화원에서 활동하는 연구원들이 역할을 다해주신 결과이므로 그분들에게 공로를 돌리고자 합니다. 우리 대학의 한국어문화원이 설립된 2005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잘 운영되고 있고, 특히 올해의 성과가 좋았기 때문에 장관상 수상이라는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상을 받아서 기쁘면서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우리 문화원이 잘하고 있다는 격려의 의미로 상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원장일 때 상을 받아 기분이 좋고,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더욱 열심히 문화원을 운영하겠습니다.

 우리 대학 한국어문화원은 대구, 경북 지역민에게 올바른 국어 사용법을 알려주어 언어생활을 바르고, 편리하게 하고, 귀가 들리지 않거나 말을 못 하는 언어 소외계층이나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위해 언어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국민들이 쉽고, 올바른 언어생활을 하는데 도움을 주는 징검다리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대학의 한국어문화원은 대구권에서 한국어의 진흥을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과와 협력해서 공문서를 바르게 쓰도록 도움을 주고, 지자체에서 작성한 보도자료에 문법적으로 잘못된 표현이 있으면 찾아내어 고쳐주는 공공언어 실태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말의 경우 문법적으로 틀리게 되면 이해를 못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국민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말로 수정해야 정상적인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구시와 함께 진행하는 여러 사업 중 공공언어 실태조사가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문화원은 매주 순화해야 될 말들을 선정해서 웹 소식지 형태로 구독자들에게 알려주는 국어 생활 이야기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소식지를 통해 평소 자신의 언어생활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대학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소식지를 받아보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어문화원은 매년 한국어교육전문가 과정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어교육전문가과정은 한국어교원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과정입니다. 한국어를 가르치려면 교수법, 학습법에 준해서 가르쳐야만 바르게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어교원자격증 제도가 만들어졌습니다. 국어기본법시행령 제13조에 규정한 교육과정을 거쳐야만 교원자격증을 얻을 수 있는데, 문화원에서는 야간이나 단축 과정으로 교원자격증을 위한 수업을 진행합니다. 우리 문화원의 경우 좋은 강사와 잘 짜인 교육과정 덕분에 매년 높은 합격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대구지역의 공공기관에 소속되어 공공언어 쉽게 쓰기 등을 감독하는 국어책임관들을 모아서 연수도 진행합니다. 국어책임관들에게 국어를 왜 바르게 써야 하는가에 대한 의식을 심어주고, 언어를 바르게 써야만 국민들과 바르게 소통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 될 수 있다는 의식도 심어줍니다. 그 외에도 국립국어원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국어문화학교 방문 교육, 출판문화산업진흥원 독서문화캠프 등의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며 지역민들과 한국어를 통해 소통하는 행사도 운영했습니다.
그리고 대구시 국어문화 진흥 조례 제정을 위한 연구를 추진해서 2018년에 우리 지역 기초지자체 3곳과 2019년에 대구광역시의 조례 제정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했습니다. 각 지역에 맞는 조례를 제정하는 것이 국어문화를 활성화시키는데 중요한 과정이라 생각하여 연구과정을 거쳐서 우리 지역의 조례 제정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제 대구광역시도 국어문화 진흥에 대한 조례가 생겼기 때문에 지역민들의 관심이 더욱 증가할 것이고,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되어 우리 지역의 국어문화의 발전에 있어 한국어문화원의 역할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학자들 사이에서는 사투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특히, 제주 방언의 경우 유네스코에서 멸종인 5단계 직전 단계인 4단계로 지정할 정도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제주 사투리는 지금은 사라진 아래아를 발음할 수 있는 유일한 말로, 과거 15세기의 발음법을 영위하고 있어 옛말을 간직하고 있는 보고입니다. 그런 방언이 없어진다는 것은 우리말의 뿌리가 없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방언을 보존하기 위한 재미있는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습니다. 2012년에 언어문화상품개발사업을 했는데, 우리말의 뿌리가 있는 사투리를 상품화할 수 있는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에게 ‘사투리는 옛날 노인들만 쓰던 지루한 말이 아니다’를 알려주고 싶었고, ‘평소 보지 못했던 재미있는 사투리가 상품이 될 수 있다’는 내용도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2013년 2차 사업 때는 창조경제의 본보기가 된다는 호평 속에 많은 관심을 받았고, 많은 젊은이들에게 ‘사투리는 보존되어야 한다’라는 인식을 심어주었습니다.
 국어문화는 표준말 문화가 아닌 살아있는 우리말의 가치를 나타내므로, 각 지역의 문화와 특성을 간직한 사투리를 보존한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사투리의 가치와 보존 필요성을 느낄 때까지 제 연구는 계속될 것입니다.

 제가 인용하는 말 중에 “나쁜 자세는 육체적인 나약함을 반영하지만 잘못된 언어는 정신적인 나약함을 반영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언어는 우리의 정신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잘못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정신적인 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올바른 언어를 쓰고, 문법에 맞게 말을 고치고, 좋은 우리말을 살려서 써야만 한국의 정신과 얼을 살리고 지킬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한국어를 쓰는 사람들이 조금만 의식하고 바른말을 쓰도록 노력하고, 잘못된 표현에 대해 순화어를 찾아서 쓰거나 하는 작은 행동들이 생활 속에 녹아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한국어를 바르게 사용하면서 잘 보존해야 외국에서나 혹은 외국인을 만났을 때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지킬 수 있습니다.

 먼저 국립국어원에서 연구직 공무원으로 일할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지역어를 보존하는 지역어조사사업과 민족의 얼을 지키는 민족생활어조사사업을 같이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사회학 연구에서는 양적연구와 질적연구 두 가지 연구법이 있는데, 지역어조사사업은 사투리의 수가 얼마나 많고 널리 분포되어 있는가에 대한 양적연구로, 민족생활어조사사업은 실생활 속에서 어떤 사투리를 쓰는지에 대한 질적연구로 진행되었습니다. 두 가지 사업을 진행하면서 양적연구의 약점을 질적연구가 보완해주고, 질적연구의 약점을 양적연구가 보완해주면서 두 가지 연구법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제가 활동을 마친 후에도 사업은 계속되었기 때문에 제가 뿌린 씨앗이 싹이 트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지역별로 사용되고 있는 방언을 지도로 표현한 언어지도를 만들었을 때가 생각납니다. 언어지도는 우리말이 전국적으로 어떤 분포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알 수 있는 지도입니다. 저는 방언학이 전공이기 때문에 언어지도에 관심이 많았지만, 일반인들은 언어지도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기가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글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경축식 행사에서 언어지도가 그려진 손수건을 나누어준 적이 있었는데, 3시간 만에 준비한 손수건이 완전히 동이 났습니다. 그때 제가 공부한 분야에 대해 사람들이 이해해주고, 방언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대중들도 아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먼저 학자로서 우리말과 우리글을 전 국민이 쉽고 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앞장서고, 한국어문화원장으로서 지속적으로 지역민과 소통하면서 언어문화를 개선하는데 노력할 생각입니다. 또, 방언학의 연구 방법에 있어서도 새로운 방언학 연구법을 만들기 위해 계속 공부할 계획입니다. 예로 방언을 지도로 표현한 언어지도의 경우 과거 수작업으로 그리던 방식으로 그리는 것이 아닌,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자동으로 그려내고, 통계도 자동으로 산출하여 방언의 사용 분포에 대한 의미를 밝히는 방법론의 개발을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방언학은 상당히 오래된 학문인데, 앞으로 200년, 300년까지 잘 유지되도록 새로운 연구법을 개발하여 더욱 튼튼한 기틀을 닦는 것이 저의 가장 큰 계획입니다.

 저는 국어국문학과를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학문을 추구하는 학과라 생각합니다. 국문과에서는 고전문학, 현대문학, 고대국어, 근대국어, 국어학 등의 과목을 배울 수 있습니다. 옛말을 배우면서 현대의 언어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조상의 얼을 이어받고 현재의 문화를 배우는 학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국문학은 종종 고리타분한 학문이라 발전이 없다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창의적인 발상을 통하면 그런 벽은 충분히 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어라는 것은 단순히 언어에서 머무르지 않고 문화로서의 가공을 통해 하나의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고, 산업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 분야 연구서에 적혀있는 것들은 대부분 한국어로 되어있습니다. 우리가 외국 원서로 공부하는 경우도 있지만, 한국어를 먼저 머리에 생각하면서 외국어를 이해하기 때문에 한국어는 어떤 식으로든 여러 학문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영향을 줍니다. 결국 우리가 대학에서 배우는 대부분 학문의 기초 능력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어와 한국어로 된 문화적 소산을 배우는 분야가 바로 국어국문학과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합니다.

 앞으로는 ‘창의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요즘은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 시대로 과거의 직업과 비교해보았을 때 없어지거나 새롭게 등장한 직업군이 많을 정도로 패러다임 자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공지능이 할 수 없거나 우위에 있는 일을 하는 직업이 곧 뜨는 직업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점점 더 인공지능의 영향력이 커지게 되면 될수록, 그런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의 가치는 당연히 올라갈 것입니다. 또, 언젠가는 사회생활을 하게 될 텐데, 창의적인 발상을 통해 과거의 직업유형에 얽매이지 말고, 그것을 뛰어넘는 사고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학생들이 대학 생활 동안 다양한 경험을 시도하고, 다가오는 시대도 대비하면서 본인이 원하는 미래를 위한 역량을 키웠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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