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웹진 VOL.228 - 관용과 배려가 가득한 캐나다에서 교육자로서의 가치관을 형성하다

글로벌 리포트

vol228

관용과 배려가 가득한 캐나다에서 교육자로서의 가치관을 형성하다

캐나다는 전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다문화국가로 인종차별이 적은 나라 중 하나이다. 캐나다의 이러한 특유의 다양성과 관용은 교사라는 직업을 꿈꾸고 있는 나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 중 하나이다. 선생이라면 학생들을 차별 없이 동등하게 대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은 예비 교사의 길을 걷고 있는 나의 가치관에 충분한 영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교육자로서의 여러 가지 고민에 빠지게 하며 나를 한 층 더 성장시켰다. 비록 네 달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캐나다에서의 나의 성장 스토리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밤하늘의 오로라가 아름다운 옐로나이프’, ‘마치 물감을 풀어 놓은 것 같은 로키 산맥 사이의 호수.’ 그렇다. 평소 나는 외국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볼 수 있는 해외여행을 열망하는 학생이었다. 막연하게 외국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루하루 학교생활을 해 나가던 중 어느덧 3학년이 되었고, 1, 2학년 때와는 달리 진로 설정과 취업에 대한 무게감이 나를 압박하고 있었다. 학생으로서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나를 가장 답답하게 만들었다. 4학년이 되면 취업 준비 때문에 정말 외국에 나가서 살아볼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남은 대학 생활 동안이라도 다양한 활동을 해보기 위해 학교 프로그램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고,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되었다. 교환학생을 갈 수 있는 여러 나라 대학 중에서도 특히 캐나다에 있는 Algoma 대학이 가장 나의 마음을 끌었다. 10년 전, 할머니와의 캐나다 여행에서 봤던 그 아름다운 경관이 아직도 잊혀 지지 않아 캐나다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의 생활과 문화체험 그리고 동시에 학점 취득이 필요했던 나에게 캐나다 교환학생은 안성맞춤이었으며, 더 이상의 고민 없이 나는 캐나다로의 교환학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선발되기 위해 크게 준비한 것은 없었다. 단지, 내가 가고 싶었던 Algoma 대학에서 요구한 IBT토플 79점의 점수만 있으면 충분했다. 나는 주로 토플 전문 학원을 다니며 토플 공부를 했다. 처음에는 서류 통과를 위한 점수 취득을 목적으로 학원을 다녔지만, 나중에는 학원을 다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공부가 되었다.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영어 수업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저 수업을 듣고 머릿속으로 통역을 하는 것보다 교수님들이 하는 말씀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핵심을 잡아내는 것이 중요했다. 이런 면에서 학원에서 에세이를 쓰고 스피킹을 했던 경험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 보통 교환학생이라고 하면 ‘유창한 영어 회화 능력’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사실 나에겐 유창한 회화 실력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그 대신 현지에서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영어 환경에 계속 노출되면서 자연스럽게 회화를 하려고 노력했다. 그것만으로도 교환학생 생활에는 크게 지장이 없었다.

 캐나다에서의 수업방식은 우리나라에서의 수업방식과는 많이 달랐다. 우리나라에서는 선생님이 한 단계 위의 위치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학생과 선생이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며 수업이 진행되었다. 수평적인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은 자유롭게 토론과 발표에 참여할 수 있었고, 구성원 모두가 수업을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 이런 수업 방식은 평소 선생님이 되는 것을 꿈꿔 왔던 내게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안기기도 했다.
 주중에는 수업 및 과제, 퀴즈를 준비하다 보니 눈 깜빡할 새 한주 한주가 지나갔다. 다행히 학기가 빡빡하게 진행되는 만큼 학기 중간에 마른 땅에 단비 같은 일주일간의 방학이 있었다. 나는 이 기간을 결코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새로 사귄 친구들과 함께 퀘벡 여행을 다녀오며 추억을 하나하나 만들어나갔다. 당시 인기가 많았던 우리나라 드라마 ‘도깨비’의 배경이 된 ‘퀘백 시티’도 들러 친구들에게 한국을 소개하는 기회도 가졌다. 교환학생이라는 기회를 통해 캐나다 친구들과 함께 아름다운 캐나다의 자연 경관을 보며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게 무척 행복했다. 수업이 없는 주말과 휴일에도 친구들과 주로 시간을 보냈다. 특히 할로윈에는 의상을 입고 할로윈 코스튬 파티에 참가했다. Pumpkin carving(할로윈 호박 만들기), corn maze(옥수수 밭 미로에서 탈출구 찾기) 등 다양한 체험도 하며 우리나라와는 다른 캐나다에서의 할로윈을 만끽할 수 있었다.

(사진 출처. 이지현 학우)

 캐나다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은 나의 가치관과 세상을 보는 시각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는 주변 분위기를 많이 의식했었다. 매일매일 옷과 화장에 신경을 쓰며 분주한 아침을 맞곤 했다. 캐나다에서만큼은 그러지 않아도 괜찮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화장기 없는 얼굴은 물론, 편한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녔기 때문에 나도 자연스럽게 외적인 부분에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화장을 하거나 옷을 차려입으면 민망할 정도였다.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살고 있지만 인종차별이 거의 없다는 점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캐나다는 외적인 부분과는 상관없이 서로를 사람 그 자체로 바라보고 존중해주는 분위기였기에 나 역시 더 열린 마음으로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었으며, 편견 없이 사람을 대할 수 있었다.
 캐나다는 곳곳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스며들어 있는 나라였다. 버스에는 유모차, 휠체어나 자전거를 들고 탈 수 있도록 앞쪽 좌석에 넓은 공간이 마련되어있고, 휠체어를 위한 안전장치도 설치되어 있다. 시민들은 앉아 있다가도 몸이 불편하거나 유모차를 끄는 사람이 타면 자연스럽게 자리를 비켜주며 배려해준다. 양보 문화라면 우리나라에도 잘 형성되어 있지만 유모차나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공간과 장치는 캐나다에 비해 지원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부족한 부분이 캐나다에서는 잘 구비되어 있다는 점이 내가 캐나다라는 나라를 다시 한 번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똑같이 해외에서 생활하는 것이라고 해서 교환학생을 해외여행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기본적으로 부모님처럼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도 없고 주거 문제가 달려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처음 교환학생을 가게 되면 이 부분이 많이 힘들 수도 있다. 그렇다고 너무 겁먹고 주저할 필요는 없다.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많은 사람들과 친분을 쌓게 되면 그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혹시 교환학생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주저 없이 도전하라고 전해주고 싶다. 대학생활의 특권인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무언가를 꼭 얻어가는 값진 경험을 선물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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