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웹진 VOL.224 - 해외학점취득사업으로 영국 리버풀대학교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이문호 학생(심리학과 14학번)

글로벌 리포트

vol224

해외학점취득사업으로 영국 리버풀대학교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이문호 학생(심리학과 14학번)

4학년 2학기, 쉼 없이 달려온 내가 학교에 입학한 지 어느덧 3년 반이 지났다. 전공 공부와 학과 생활, 그리고 교내 활동으로 하루하루를 꽉 차게 보내던 나는 어느 날 어학연수를 꿈꾸게 되었다. 한 번도 해외에서의 공부를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학교 홈페이지에 뜬 하나의 공고가 나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나는 지난 7월, 나의 학창시절 중 마지막 여름 방학을 영국의 리버풀이라는 곳에서 보내겠다고 결심했다. 지금부터 영국에서의 나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낯선 곳에서의 하루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나의 영국에서의 하루 일과는 주로 아침에 수업을 듣는 것으로 시작하여 수업을 마치는 오후 3시 30분쯤에 끝났다. 이후에는 자유 시간을 가졌는데, 내가 있던 곳에서는 시내까지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서 걸어서도 갈 수 있었기에 나는 시간과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아갔다. 작품을 감상하고 집에 돌아올 때면 메르시 강변을 따라 걸으면서 강 근처를 산책하곤 했다. 무미건조하게 대구에서 학교를 통학하던 평소를 떠올려보면 이러한 일과는 나에게 믿기지 않는 일이겠지만, 영국에서 보낸 하루하루는 마치 내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특별하게 보냈다. 리버풀에서의 생활이 나의 첫 해외연수였던 만큼 아마 지난 20여 년 간의 일상과는 다르게 조금은 특별한 나날들을 보내고 싶었던 나의 내적욕구가 작용한 것이 아닐까 싶다.
 주말이면 나는 여행을 참 많이 갔다. 맨체스터, 에든버러, 런던 등의 지역을 여행하였는데 에든버러로 떠났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틀 수업을 빼먹고 5일 정도 에든버러에서 지냈는데, 마침 페스티벌이 한창 진행 중인 때라서 도시에 여행객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하루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으면서 프랑스, 스페인, 동유럽 등의 다양한 국가에서 온 친구들과 해가 뜰 때까지 페스티벌을 즐기고 맥주를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 다른 하루는 혼자서 동물원에 구경 가기도 하고, 에든버러로 유학을 간 대학 선배를 만나 함께 식물원에도 가고 해변에서 여유를 만끽하기도 했다. 대학에서 보던 선배를 오랜만에 타국에서 만나니 무척이나 반가웠고 감회가 새로웠다. 산책도 하고 낮잠도 자고 별 생각 없이 즐기던 하루하루들이 지금은 너무나도 꿈만 같고 다시 돌아가도 정말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에든버러에는 하이킹으로 정말 유명한 자연 관광코스가 있는데 그곳을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과 후회감이 남기도 한다.

영국에서의 짧은 시간이 삶에서의 큰 경험으로 남다

 또 한 번은 런던으로 떠났던 생각이 난다. 런던에 갔을 때에는 3일 내내 비가 내려서 기분이 울적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런던 근교에 있는 세븐시스터즈에 갔을 때 역시 비가 오고 있긴 했지만 해안절벽의 풍경은 끝내주게 아름다웠다. 중앙에 분수가 자리 잡아 있고 주위에 우람한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던 트라팔가광장의 모습은 매우 멋있었고, 아름다운 빅벤이 흐릿하게 보였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나는 강수확률이 높은 나라 영국에 갔지만 내가 있었던 7월에는 대체로 날씨가 좋았던 날이 더 많았다.
 런던에서 뮤지컬로 유명한 지역구인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을 봤던 기억이 저 멀리 머릿속 한 구석에서 피어오른다. 혼자서 뮤지컬을 봤지만, 잊을 수 없는 굉장한 경험으로 기억된다. 부츠 공장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킹키 부츠’라는 뮤지컬을 보았는데, 오랜만에 뮤지컬을 보러 가서 그런지 공연을 보면서 웅장한 음악과 휘황찬란한 퍼포먼스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갔다. 한편 단순 코미디극이 아닌 트랜스젠더에 관련된 뮤지컬이었기에,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더욱 의미 있는 뮤지컬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 닿는 곳으로 발을 내딛어라

 리버풀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고작 그 이름 하나 뿐이었던 나는 리버풀의 위치도 모르면서 ‘내가 갈 곳은 바로 여기다!’ 하면서 어학연수 신청서를 냈다. 어학연수를 신청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았고, 필요한 서류는 신청서와 성적증명서, 그리고 공인영어성적표 사본뿐이었다. 별도의 영어 공부를 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나는 작년에 카투사에 지원하기 위해 준비해둔 토익 성적표로 그 점수를 공인영어성적 증빙서류로 활용할 수 있었다. 이렇게 가벼운 발걸음으로 영국에 향한 나는 포부 하나만으로 영국에서의 생활을 즐기면서 어학연수 기간을 보낼 수 있었다.
 대개 어학연수를 가면 어학 공부를 가장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사실 해외에 한 번 다녀온다고 해서 이후에 무언가 큰 변화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나는 단지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얻어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지 않았나 싶다. 영미 국가를 처음 가본 나는 나름 신선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이전까지 영어 공부를 하는 것에 대한 이유를 잘 못 느끼고 있었는데, 이번 어학연수를 통해 국내에 있을 때보다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어학 실력을 발전시킬 수가 있었고, 영어를 배우는 데에 있어서 동기부여가 많이 되었다. 한편, 대구에서와는 조금 다른 생활을 하면서 한국의 무한경쟁사회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대해 반추해볼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을 갖게 되었다.
 
리버풀에 간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면접을 보고 온 분도 있다고 하였다. 내가 속한 단과대학에서는 어학연수에 대한 별도의 면접이 없이 선발이 이루어졌는데, 면접을 거친 학생들이라고 하더라도 그리 어려운 대답을 요구하는 질문을 받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 만큼 우리 대학에서 어학연수에 대해 문이 많이 열려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 신청절차도 간단하고 학교에서 지원금도 받고 갈 수 있는 기회이므로 다른 많은 학우들도 꼭 한 번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다. 고작 몇 달의 연수로 어학 실력이 급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학연수에 대한 간절함과 진정성만 보여준다면 누구든지 해외에서의 견문을 넓힐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여러분도 어학연수를 가게 된다면 시간을 잘 활용하여 열심히 즐기다가 오길 권유하는 바이다.

  • 구성. 학생리포터 진승현
  • 편집. 학생리포터 심재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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