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웹진 VOL.230 - 꽃보다 청춘, 청춘을 여행하다

글로벌 리포트

vol230

꽃보다 청춘, 청춘을 여행하다

책이 아닌 실제로 경험하는 역사는 어떨까? 여러 나라의 역사를 배우는 사학과와 러시아의 역사를 배우는 노어노문학과인 우리는 모두 역사의 배움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 갈증은 독일의 통일에 대해 배운 수업 때 격양되었다. 우리는 이때 평소와 다른 느낌을 받았다. 단순히 책을 통해 접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가서 그 과정들이나 그 속에서 국민들이 느꼈던 감정을 공유하고 싶었다. 이는 글로벌챌린저 지원으로 이어졌다. 본의 독일역사박물관에서 독일이 통일되던 날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 모인 수십만의 인파들의 영상을 보면서 오묘한 감정들이 교차했었다. 영상을 본 후부터 ‘우리나라가 만약에 통일이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서 남북관계에 관한 기사는 지금도 꾸준하게 챙겨보고 있다. 우리의 학문적 영감을 채워준 글로벌챌린저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를 여러분께 들려주려 한다.

 우리는 우리 대학 국제교류처에서 주관하고 코어사업단에서 지원하는 글로벌챌린저 프로그램을 통해 16박 17일간의 기간 동안 독일과 러시아를 방문하였다. 모스크바에서 3박 4일을 보내고 나머지 기간은 모두 독일에서 체류했다. 글로벌챌린저의 지원 금액은 1인당 250만 원이다. 팀은 4인에서 8인까지 자유롭게 인원 구성을 할 수 있고 인문대 학생이거나 인문대 융합 전공을 하는 학생들만 지원이 가능했다. 주제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긴 했지만 사실상 자유주제에 가까웠다. 프로그램 공고 예시에는 해외 고속철도 역세권 조사, 청년 창업 실태조사, 지방 소도시 관광 사업 조사와 같이 코어사업단의 사업 취지에 부합하는 주제들이 제시되었지만 우리 팀은 이와는 조금 다른 방향의 주제를 준비했다.
 우리는 원래 글로벌챌린저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다. 올해 1학기 개강 후에 준비를 하기도 했는데 주제선정의 어려움과 짧은 준비시간으로 인해 실제로 지원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아쉬워하던 중, 1학기 중간고사가 지나고 코어사업단 글로벌챌린저 공고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다시 주어진 기회라 생각하고 글로벌챌린저 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되었다. 우리 팀은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 그리고 독일통일과의 비교를 주제로 선정했고 서류와 면접을 통과한 후에 러시아와 독일을 방문하였다.

 지원서를 준비할 당시 사회적으로 대두되던 문제가 남북정상회담이었다. 나아가서 통일에 관한 얘기도 많이 언급되던 시기이기도 했다. 우리 팀은 통일이라는 주제가 시사성도 뛰어나고 경제적 효과 등을 생각했을 때 제시된 주제의 가이드라인들과도 어느 정도 부합한다고 보아서 통일로 주제를 정했다. 주제선택을 한 후에는 일단 1차 합격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원서 작성에 많은 힘을 기울였다. 말 그대로 영혼을 갈아 넣는 노력이었다. 지원서의 분량이 5장 내외로 제한되었기 때문에 그 분량 내에서 우리의 탐방 계획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다. 우리 팀이 생각한 핵심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국내외의 논문, 단행본, 기사들도 많이 참고했고 경제적인 부분 외에 문화적인 측면에도 주목했다. 한국의 통일은 한국인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지만 먼저 통일을 경험한 독일인들의 생각도 들어보고 싶었다. 그 기회가 독일 탐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통일을 경험한 독일 시민들의 인터뷰나 한반도 통일을 연구하시는 독일인 교수님 베르너 페니히와의 인터뷰 계획까지 지원서에 모두 반영을 했다.
 1차 서류 합격을 한 이후의 단계는 면접이었다. 학기 중이었기 때문에 준비할 시간이 빠듯했다. 그래서 우리 팀은 다소 무모하지만 서류와 면접 준비를 병행했다. 1차 서류 준비를 하면서 면접 준비도 병행했다는 말이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언어였기 때문에 서류, 면접 준비를 할 때도 언어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썼다. 언어적 어려움을 해소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 예를 들면 독일 교수님 인터뷰 전 미리 질문을 전달해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것이고 전문통역을 구해서 인터뷰를 진행하겠다는 대안을 말했다. 또한 예상 질문을 거의 100개 가까이 작성해 팀원들끼리 모의 면접을 여러 번 봤다. 그래서 실제 면접을 볼 때 팀원들이 돌아가면서 고루 답변했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받았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단점을 감추기보다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것이 결정적인 합격 요인이 아닐까라고 우리 내부적으로 생각한다. 면접을 보신 교수님들이 이 부분에서 우리의 자신감을 높이 사서 합격을 한 것 같기 때문이다. 팀원들이 면접을 봤던 경험이 많이 있어서 그 외에 기본적인 것들인 면접 자세, 예상 질문과 답변 등에서는 큰 실수 없이 면접을 마쳤다.

 글로벌챌린저는 여행이 아니라 탐방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계획서에 작성한 탐방 계획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인생에서 가장 짧은 기간 동안 가장 많은 박물관을 방문해보았던 시간이기도 했다. 탐방을 끝낸 후에는 최종 결과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도 틈틈이 해야 했다. 우리 팀 같은 경우에는 보고서와 인터뷰가 중점이었지만 다른 팀들의 경우에는 영상물을 제작하기도 했다.
 탐방을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너무 좋은 기회이자 경험이어서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다고 말할 수 있다. 탐방했던 순간들 자체가 워낙 새롭고 해볼 수 없는 경험들이었다. 독일에 가서 한반도의 통일을 연구하시는 교수님을 만나서 진행한 인터뷰도 외국 학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한반도의 상황에 대해 알 수 있어 매우 색다른 경험이었다. 또 독일 본에서 독일 역사박물관을 방문했었는데 우리에게 먼저 말을 걸어온 할머니와 나눴던 독일의 현대사에 관한 대화도 아직까지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분과는 박물관에 전시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를 했다. 이런 경험 외에도 탐방 후반부에 계속 먹던 음식들이 질려 근처 아시안 마켓에 들러서 우리끼리 요리를 해 먹었던 기억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평소 매일 보던 친구들이었지만 같이 저녁을 만들어 먹으면서 늦게까지 진솔한 얘기들도 많이 나눌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마지막으로는 모스크바에서 먼저 단기 해외연수를 떠나있던 노어노문학과 친구를 만나서 같이 저녁을 먹었던 것도 생각이 난다. 해외에서는 모르는 한국인만 만나도 반가운데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우리 대학 친구를 만나니 그 반가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약간의 어려움도 당연히 있었다. 우리는 약 10일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독일을 탐방하면서 7개의 도시를 방문했다. 때문에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일정도 많아서 밤늦게, 새벽에 도착해 3, 4시간만 자고 다음 날 다른 도시로 이동을 하기도 했다. 호스텔에 머물렀던 베를린에서는 시설이 좋지 못해 고생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3주도 안 되는 기간이었지만 삼시 세끼 피자, 파스타, 햄버거를 먹다 보니까 음식이 너무 물렸다. 음식이 안 맞는다는 것이 그렇게 힘든 건지 처음 알았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일정을 진행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교통수단이었다. 우리 팀은 독일 내에서 모든 이동을 플릭스(FLIX)라는 독일의 대중교통 회사를 통해 했다. 플릭스 버스가 연착이 잦다는 얘기가 많아 조금 걱정을 했지만 ‘설마 우리가 그런 일을 겪겠어?’라고 생각하며 모든 이동을 플릭스 버스로 예약했다. 그리고 독일 탐방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첫 날, 우려했던 연착을 만나게 되었다. 플릭스 트레인도 30분 정도 연착이 되었지만 더 큰 문제는 돌아오는 버스 편에서 생겼다. 9시 20분경에 출발 예정이던 버스가 6시쯤에 한 시간 반 연착된다고 연락이 오더니 12시가 넘어서야 도착했다. 예매했던 표에도 문제가 생겨서 만약 버스에 빈자리가 없었으면 아무것도 없는 도로가에 남겨질 뻔 했었다. 버스를 타고 숙소가 있는 프랑크푸르트로 도착을 하니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아침 7시에 다른 도시로 넘어가는 일정이어서 눈만 잠시 붙였다가 다음날 일정을 진행했던 그 때가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했던 일이지만 우리 네 명이 한 팀으로 가서 정말 다행이구나라고 느꼈던 순간이기도 했다. 휴대폰 배터리는 떨어지고 언제 버스가 올지 몰라서 도로에 주저앉아 버스를 기다려야만 했는데 넷이서 얘기도 나누고 카메라로 사진도 찍고 하다 보니 힘들긴 했지만 재밌게 버스를 기다릴 수 있었다.

(사진 출처. 김재훈 학생)

 글로벌챌린저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일단 현실성 있는 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지원서 제출을 할 때 1차 합격을 위해서 탐방내용을 부풀리거나 비현실적인 계획을 세우면 티가 나기도 하고 합격을 하더라도 본인이 너무 힘들어진다. 합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진부하게 느낄 수 있지만 팀워크이다. 우리 팀은 서로 배려를 많이 하면서 누구 하나 빠지는 사람 없이 준비했기 때문에 준비단계에서부터 실제 탐방까지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탐방을 진행하다 보면 의욕이 떨어지는 순간이 올 수 있는데 그때마다 옆에서 잘 다독여 줄 수 있는 팀원들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글로벌챌린저를 통해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만큼 개인적 바람으로는 코어사업단에서 주최하는 글로벌챌린저 프로그램이 계속 이어져서 우리 대학의 많은 학우들이 좋은 기회를 꼭 누렸으면 좋겠다.

저학년 때는 크게 와 닿지 않았던 역사의 즐거움을 3,4학년이 된 후 생생하게 느꼈다. 많은 경우 수업을 통해 그 즐거움이 채워졌지만 언급되는 나라들을 직접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들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너무 무모하지는 않을까라는 고민이 나를 지배했다. 독일의 통일에 호기심이 생겼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글로벌챌린저가 생각을 현실로 바꿔주었다. ‘많은 것을 얻었다.’ 이 한마디로는 우리의 감정을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글로벌챌린저가 준 영향력은 엄청나다. 지금, 우리 팀은 다음 글로벌챌린저를 준비하고 있다. 역사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그 시간들이 너무나도 고맙다. 같은 대학 학우로서 우리 대학 학우들이 글로벌챌린저 프로그램에 꼭 도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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