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U 동문

잘못 찾아 온 줄 알았다. 분명히 제니퍼소프트 회사 주소로 찾아왔는데, 'CAFE JENNIFER'라는 간판만이 보였다.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못한 채 어리둥절하게 서있는 리포터에게 친절히 카페 한 쪽 자리로 안내하고, 손수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내어놓은 사람은 카페 주인도 종업원도 아닌 제니퍼소프터의 이원영 대표. 시간은 오후 두 시, 둥글게 모여 앉아 일층 카페에서 담소를 나누는 직원들 옆에서 시원한 커피 한 모금으로 땀을 식힌 후 둘러본 회사 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제니퍼는 전산시스템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어떤 서비스에서 성능병목이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는 APM(어플리케이션성능관리)소프트웨어이다. 사용자가 폭주하여 응답이 지연되거나 성능저하가 발생하는데 그 원인을 즉시에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0여 년 전, 이원영 동문은 LG-CNS와 IBM에서 웹상의 성능장애가 발생하면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엔지니어였다. “당시 국내에는 외국계 기업들이 APM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지만, 한국적인 특성에 맞지 않아 불편함을 겪었어요. 그래서 각 기능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비주얼하게 보여주는 한국적인 솔루션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죠.” 마침내 그는 2005년에 법인을 설립하여 제니퍼소프트 사의 효자상품 제니퍼를 탄생시켰다.
 지난 해 매출 100억 원 대, APM 시장점유율 70% 확보. 겨우 18명의 직원이 있는 벤처기업 제니퍼소프트가 일궈낸 결과이다. 제니퍼의 등장은 APM시장을 단박에 뒤엎었다. 금융, 공공, 제조, 유통, 통신 등 다양한 산업 군에서 총 655개의 고객사를 확보하며, 제니퍼는 자타공인 APM계 1인자가 되었다. 해외로도 진출하여 일본, 미국, 오스트리아, 태국에 법인을 설립하였으며, 말레이시아, 폴란드, 영국, 브라질, 네덜란드, 독일에 협력사를 두며 세계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도대체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을 일을 해야 이 작은 기업에서 그렇게 높은 수익률을 창출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제니퍼소프트에서는 법적으로 규정된 복지제도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규정한 복제제도도 일일이 헤아릴 수가 없다.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플렉시블 타임제를 시행하고, 심지어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시간도 근무 시간에 포함된다. 부모가 일할 동안 아이들은 사내 놀이방에서 외국인 보육교사와 함께 텃밭 가꾸기, 뮤직비디오 촬영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인터뷰 도중 만난 직원들은 “사장님 일하게 해주세요!” 라는 행복한 투정을 부릴 정도. 출산 지원금 천만 원은 기본이고, 지금은 남성출산휴가를 강제적으로 실행할지 생각 중에 있다고 한다. “이 시기를 아이와 함께 보내야 아이와 아빠간의 교감이 형성되고 양육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직원의 행복이 회사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음을 몸소 보여준 제니퍼소프트만의 업무방식은 특별했다. “모든 업무는 자율에 맡깁니다. 이곳에서는 각자 서로 다른 역할과 미션을 가지고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 나갑니다. 아이디어와 창의력으로 승부하는 일이기에 카페에서도 집에서도 일할 수 있고 오늘 못하면 내일 하면 되죠.” 주체적으로 일을 해나가는 직원과 그들을 존중하는 대표가 있기에 이곳은 모두의 유토피아가 될 수 있었다. 그는 몰입과 여유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해야 지식노동자의 열정과 능력을 최대로 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몰입은 단기간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힘이라면, 여유는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에요.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답니다.”
 
 
 이 동문은 한 기업의 CEO가 되어 기업의 역할에 심각한 고민이 들었지만, 경영학 책에서는 그 답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경영학에는 오로지 효율성과 생산성만 얘기하고 있었죠. 반면, 인문학이나 철학책을 읽을 때에 기업의 역할이 무엇인지 또렷이 다가왔어요. 함께하고 있는 멤버들의 물질적 풍요의 공유라는 답을 찾는 순간, 제가 해야 할 일이 분명해지고 어떤 기업이 건강한 기업인가를 깨달았어요.” 성장이 복지와 함께 병행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직원들과의 공생에 있었다.
 그의 공존공생의 법칙은 직원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영업은 협력업체에 맡기고 제니퍼소프트에서는 연구개발과 마케팅에만 주력한다. 지난 해 제니퍼의 매출 101억 원 중 약 40억 원만이 이 기업에 남았고, 나머지는 모두 협력업체로 돌아갔다. “대기업처럼 독자적으로 운영했다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지만,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이게 되요. 욕심을 버리고 공생함으로써 위험에 대한 유연한 대처와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해지는 거죠. 지금은 경쟁보다 공존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나눌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주고 있다고 말하는 그의 미소 속에서 공존공생의 힘이 느껴졌다. 
 
 
 지하에서 5층까지 하나로 연결된 책꽂이에 꽂힌 인문학 서적, 회사 곳곳에 흐르는 음악, 그리고 미술작품들이 시선을 끌었다. “사실 저는 엔지니어라 인문학적, 철학적 소양이 얕아요. 그래서 항상 결핍이 있고 그것을 더 제 삶속에서 끌어안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스티브잡스가 ‘소크라테스와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면 애플의 모든 기술을 내놓을 수 있다.’ 라고 한 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그는 철학과 인문학을 재차 강조했다. “철학적 사유를 통해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며 주체적인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또한, 그는 학점도 중요하지만 그 이외의 것들도 중요하다는 것을 자각하여 책 많이 읽고 많이 부딪혀보라고 말한다.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전인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 공부 이외 시대나 타인, 인문학과 철학에 대해 고민하길 바랍니다.”

 “제니퍼소프트를 통해 사회가 보다 긍정적이고 온전해질 동력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어요.” 건강한 글로벌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이원영 동문. 모두가 선망하는 유토피아기업이 된 제니퍼소프트를 선두로 보다 즐겁게 일하는 기업이 늘어나길 바라본다. 
 

(사진출처. 이원영 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