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U 동문

백승희 동문을 만나기 위해 방문한 사랑모아 통증의학과의원. 외관상으로는 여느 다른 병원들과 다를 바 없었지만 병원 안으로 들어서니 사뭇 다른 분위기가 펼쳐졌다. 차분한 음악과 편안한 조명, 벽 군데군데 걸려있는 미술작품이 이곳이 병원이라는 사실을 잊게끔 만들고 있었다. 이 실내 인테리어는 치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을 위한 백 동문의 섬세한 배려이다. 이번호 웹진에서는 환자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백승희 동문을 만나보았다.
 
 
 
 통증의학과 의사인 백승희 동문은 허리와 목 디스크, 무릎이나 어깨관절 질환을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한다. 환자의 몸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병을 완전히 낫게 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주사를 이용해 염증이나 부종을 없애고 궁극적으로는 통증의 원인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시술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5월, 1억 원을 기부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고액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회원이 되었다. “평소에 복지시설 몇 곳에 정기적으로 후원을 해왔었는데 아는 지인을 통해 아너 소사이어티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대구 지역의 고액 기부자가 적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역에 기부 문화를 불러일으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기부는 물질적인 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병원진료 외에도 2년째 매주 수요일마다 대구 복지시설인 희망원에서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재능 기부는 물질적 기부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제가 가진 재능을 몸소 배품으로서 얻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기 때문이죠. 우리 사회에 재능기부가 더 확대되어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백 동문은 수요일 마다 하는 진료봉사를 통해 마음가짐을 다잡기도 하고, 휴식보다 더 달콤한 힐링을 한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백승희 동문)

 
 
 인터뷰를 하는 도중 유독 눈에 띈 것은 심하게 일그러진 그의 오른쪽 손톱이었다. 13년째 하루 평균 100여 명의 환자를 X-선 투시 촬영 장치로 치료를 함으로써 생긴 일종의 직업병이다. “방사선 피폭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특수 가운을 입고, 납 장갑을 10겹 정도 끼고 시술을 합니다. 하지만 방사선 피폭량이 많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부분이죠.” 방사선에 많이 노출되는 것은 목숨을 빼앗을 만큼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그에게 이 일이 두렵지는 않은지 물었다. “실제로 저와 같은 분야에서 일했던 후배 의사가 얼마 전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피부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소식을 접한 뒤 한동안은 회의감이 들었죠.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로서의 의무감이 저를 일으켰습니다.” 그는 방사선에 끊임없이 노출되지만, 그만큼 많은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기로 마음먹었다.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것이 위험하다고 할지라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제 목숨을 환자들에게 나누어 준다고 생각하니 마음도 편해지고, 훨씬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 같아 환자 한 명 한 명을 집중해서 치료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의 일주일은 알차다. 매일 100여 명이 넘는 환자를 진료하고, 월요일에는 대학시절부터 참여한 밴드 활동을 하며, 수요일에는 희망원에 진료봉사를 간다. 새벽6시부터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저녁시간을 이용해서 테니스를 즐기기도 한다. 작년까지 영남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공부하며 정치인, 판사, 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남는 시간을 멍하게 보내는 것을 싫어해요. 그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려고 노력하죠.” 백 동문은 바쁜 와중에도 이 많은 일을 하는 이유가 개인의 즐거움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그들과 소통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환자를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각자 다양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에요. 그들과 먼저 소통해야 진정한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백 동문은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티브 잡스의 명언인 ‘Stay hungry, Stay foolish(항상 갈망하고 항상 우직하라)’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더 큰 사람이 되기 위해 항상 우직한 자세로 노력해야 합니다. 목표를 높게 잡고 우직한 자세로 노력한다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술과 인격, 두 가지 측면을 고루 갖춘 최고의 명의가 되고 싶다는 백승희 동문. 그는 그의 인생을 야구의 ‘1회’에 비유했다. 병원을 개원한 뒤 지금까지 이룬 것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한 ‘스프링캠프’였을 뿐이라고 덧붙었다. 최고의 명의가 되기 위해 우직한 모습으로 끊임없이 갈망하는 백승희 동문의 화려한 비상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