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U 동문

어느 휴일 오후에 찾은 보강병원의 모습은 병원이 아닌 편안한 휴식 공간 같았다. 꽃과 새들이 반기는 보강병원의 이사장인 지용철 동문은 인터뷰 전 먼저 병원의 구석구석을 소개해 주었다. 병원의 내부와 외부 곳곳에 환자들을 향한 그의 애정과 배려가 가득 담겨있음이 느껴졌다. 병원을 돌아보며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따뜻한 미소를 지닌 그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다.
 
 
 
 올해 개원 20주년을 맞이한 보강병원은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척추전문병원이다. 4명의 전문의가 모여 시작된 보강병원은 현재 16명의 전문의와 200여 명의 직원이 일하는 병원으로 성장했다. 지난 20년간 병원을 이끌어 온 지용철 동문은 환자와의 소통을 최우선 가치로 꼽았다. “의사는 환자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어디가 불편한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환자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 의사의 마음에도 있어야 하죠.”
 보강병원의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지용철 동문은 올해 우리 대학 의대 총동창회장으로 선출되었다. 환자의 마음을 들어주는 것에서 시작된 지 동문의 소통능력은 총동창회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선후배간의 소통을 위해 선배는 통 큰 아량으로, 후배는 선배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믿음을 형성해야 합니다. 임원들이 먼저 자세를 낮추고 마음을 여는 것이 소통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 동문이 처음 척추 분야에 뛰어들었던 198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척추만 전문적으로 전공하는 의사는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발전되지 않은 분야를 독학으로 공부하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있어도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그리하여 1987년부터는 미국의 뉴욕대 병원, 메이요 클리닉, 프랑스 파리 대학 등에서 배움을 구했다. “8년 동안의 배움을 바탕으로 1994년에 병원을 열었습니다. 개원 이후에는 학문적 지식 위에 경험을 쌓기 시작했죠. 환자를 진료하며 부족한 부분을 깨달았고, 꾸준한 반성과 피드백의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지 동문의 경험은 전산화된 시스템에 모두 기록되었고 지금까지도 그 데이터들은 보관되고 있다. 다년간의 경험과 잘 구축된 시스템은 물론이고, 환자와 늘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현재 그의 환자는 수십만 명이 넘는다. 수많은 노력과 경험의 시간을 바탕으로 그는 우리나라에서 척추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다.
 보강병원의 미션에는 자기 자신보다 공동체를 더 중요시 여기고, 병원의 자산을 개인의 소유가 아닌 사회의 것으로 인식하자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지 동문은 2001년에 의료법인인 서봉의료재단을 설립해 사회 환원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환자를 비즈니스 대상이 아닌 평생 책임질 가족으로 여기며 희생과 봉사 정신으로 환자를 대한다. “봉사라는 것이 꼭 오지에 가서 거창한 일을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죠. 의사로서 환자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지역사회의 의료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일하는 것도 봉사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신념으로 지난 20년간 병원을 이끌어왔다. “힘들었던 것도 하나의 큰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승전결의 과정을 중요시하고 즐기고자 한다면 어려움이 있더라도 쉽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지 동문은 모교의 후배들에게 대학 시절에 자신의 전문분야의 기초 지식을 쌓는 데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맺고 끊는 것을 잘 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다른 것을 하면서도 공부를 놓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늦게까지 술을 먹더라도 새벽에 깨어나 공부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핑계로 대학생의 본분인 학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그는 대학시절에 신경외과에 대한 목적의식이 분명했기에 꾸준히 노력할 수 있었다. 많은 것을 이룬 현재에도 안주하지 않는 그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다. 척추를 넘어 관절과 재활 분야를 전문적으로 키우겠다는 꿈이 바로 그것이다. 흰머리가 희끗한 그였지만 열정만큼은 젊은이들 못지않게 뜨거웠다.
 
 지 동문은 대학시절 학업의 중요성을 언급함과 동시에, 타인과 어떠한 관계를 맺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가 먼저 타인에게 마음을 열어야 그도 내게 마음을 열어줍니다. 남을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소통하면서 대인 관계를 돈독히 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