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바르샤바 경제대학교는 1906년에 설립되어, 올해 110주년을 맞은 폴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경제대학교이다. 나는 각양각색의 건물과 독특한 색감을 자랑하는 바르샤바, 이곳에 위치한 바르샤바 경제대학에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치열하고도 바쁘게 달려왔던 한국에서의 생활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공부하며 즐거움을 만끽했던, 잊지 못할 바르샤바의 6개월간의 추억들을 꺼내어 보고자 한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외국에서 사는 것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막연한 꿈은 대학 진학 후, 교환학생이라는 프로그램으로 구체화되었다. 단순한 여행과는 달리 한 나라에 오랜 시간동안 거주할 수 있는 교환학생의 장점을 살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다양한 경험들을 해보고 싶었다. 그 나라의 일상을 보고 겪고, 느껴보고 싶었던 나는 글로벌 및 국제화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간접적으로나마 외국의 문화를 경험해보고자 했다. 우리 대학 국제교류원에서 주관하는 Buddy Program을 통해서 말레이시아인이었던 버디로부터 이슬람 문화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어학교육원에서 주관하는 AEP(Academic English Program)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듣기, 쓰기, 말하기, 문법 등 외국 대학 진학에 필요한 영어를 배웠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교환학생을 지원할 때 제출하는 이력서를 쓸 때나 교환학생으로서 수업을 듣고 나의 의견을 말하고 토론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바르샤바 경제대학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나는 교환학생으로 지원이 가능한 대학이 많았다. 어떤 대학을 골라야 할지 고민하던 그 때, 유일하게 비고란에 폴란드 내 최고의 경제대학이라는 문구를 보았다. 호기심이 생겨 폴란드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본 결과, 지리적으로 유럽의 중심에 있어 접근성이 높고, 경제적인 면에서는 물가가 싸다는 것에서 매력을 느껴 바르샤바 경제대학을 선택하게 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해외 교류 프로그램과 영어 공부 등 내가 하고 싶어서 했던 다양한 활동이 교환학생을 다녀오는 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자기가 정한 시간표에 따라 수업을 들었지만, 한 가지 큰 차이점은 한 과목의 수업이 일주일에 한 번 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나는 총 15학점을 수강하였는데, 한국에서 15학점을 듣는 것과는 다르게 여유 있고 나만의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 수업은 ‘강의식 수업’을 비롯해 ‘실습’, ‘강의 + 발표’ 또는 ‘발표 수업’까지 다양하게 진행되었다. 사실 한국의 강의식 수업에 익숙했기에 발표로 진행되는 수업이 너무나 막연하고 두려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다보니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토의하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수업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
 한국에서는 통학을 했기에 밤늦게까지 논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일이었지만, 이곳의 기숙사에서는 통금이 없었기 때문에 시간 걱정 없이 자유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또한 폴란드가 지리적으로 유럽의 중앙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의 접근성이 높아 다양한 국가와 국내로 여행을 많이 다녀왔다. 목요일 아침 이후 일요일까지는 수업이 없어 여행을 자주 다녔다. 또한 휴식을 취하고 싶은 날에는 먹거리를 잔뜩 사와 맛있게 요리해 맥주와 함께 먹는 등의 여유를 즐기기도 했다.
 

(사진 출처. 김동영 학생)

 
 
 폴란드에서 여러 곳으로 여행을 다녔지만, 특히 친구들과 함께 폴란드의 ‘자코파네’로 여행을 갔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다. 폴란드의 분위기를 색으로 표현하면 회색과 같다고 할 수 있는데 악명 높은 영국의 날씨보다 더 우중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코파네로 여행을 갔을 때는 스위스를 연상케 할 만큼 아름다운 광경에 놀랐고, 그 곳에 내가 있다는 것이 행복하고 감사했다. 눈 덮힌 산들과 그 사이 작은 마을이 보이고, 그 멋진 광경을 보면서 스키를 탔던 기억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한국에서 많은 활동을 하며 버거운 하루하루를 보내던 와중 교환학생은 지쳤던 내가 한 템포 쉬어갈 수 있었던 일종의 도피처이기도 했다. 평소와 다른 곳에 살며 색다른 것을 보고 느끼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또한 친구들과 여행을 다니면서 잊지 못할 추억들을 많이 쌓았다. 지금도 친구들과 여행을 다니면서 장소와 관계없이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다보면 관계에서 오는 즐거움과 그 소중함을 참 많이 느낀다.
 한편, 혼자 여행을 많이 다니기도 했다.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을 싫어했던 나는 교환학생 을 통해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혼자하기’의 매력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홀로 여행을 하는 도중 독일에서 폴란드로 돌아오는 버스를 놓칠 뻔하여 고군분투하기도 했다. 이 덕분에 이제는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두렵지 않게 되었다. 혼자 여행하는 것을 통해 스스로에게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면서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생각해보고 알게 되는 기회를 가졌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꼭 경험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망설여진다면 일단 신청하고 보는 용기를 가져도 좋다. 타지에서 혼자 무엇인가를 해본다는 것이 처음에는 두려운 일이지만, 마주하는 새로운 경험으로부터 한층 성장해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6개월 간 마주했던 새롭고 값진 배움을 발판삼아 앞으로 더욱 발전할 나 자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