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세계 축구의 심장’이라 불리는 유럽, 그 중에서도 유럽의 중심인 독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바로 이곳은 유수한 축구역사와 전통을 가지며 독일 리그 명문 축구팀의 우수함 또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렇듯 나는 독일의 선진화된 스포츠 문화를 배우고자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의 본, 이곳에 위치한 본 응용과학대학에서 한 학기를 보냈다. 아름다운 라인 강을 끼며 베토벤이 탄생한 이 곳, 독일 본에서의 소중한 추억들을 되새겨본다.
 
 
 나는 군 생활 중반 쯤, 복학 후의 학교생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았다. 먼저 스포츠 마케팅이나 국제스포츠기구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유럽에서 선진화된 스포츠 문화를 배우고 싶었다. 이를 위해 유럽 교환학생을 목표로 두고 스포츠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독일에 큰 관심을 두었다. 특히, 나는 스포츠 중에서도 축구를 가장 좋아하여, 독일 명문 축구 분데스리가 리그의 연고지인 본 지역을 선택했다. 이 지역에서 실제 축구 경기나 스포츠 문화에 접근하기 쉬울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독일이 유럽 중심부에 위치하여 주변 인접 유럽국과의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
 이러한 생각도 잠시, 하나의 난관에 부딪혔다. 바로 독일로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서는 상경계열 복수전공이 필요한 것이었다. 사실 그 당시 학교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아 복수전공을 지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는 복학 이후 2년간 학점을 올리는데 집중하였다. 또한 학교 수업을 마치고 난 뒤 영어 회화 학원과 독일어 학원을 1년 동안 다니며 어학공부 또한 병행했다. 그리고 우리 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친구들과 매일 접촉하며 회화 실력을 늘려갔다. 이러한 노력으로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어 독일에서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독일 본 응용과학대학에서는 한국의 대학보다 수업 시수가 많아 수업 일정이 매우 빡빡하게 진행되었다. 특히 독일 대학교에서는 참여 방식의 수업이 진행되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일단 수업시간에 모두가 손을 들고 발표하려고 하고, 토론시간에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면 오히려 무안한 감정을 들게 하는 수업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독일에서는 판서 방식의 수업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이론에 대해 교수와 학생과 쌍방향으로 의견을 전달하며 학생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자유분방한 모습을 수업 도중 볼 수 있다. 나는 18학점을 이수하며 경제관련 전공수업과 교양과목들을 수강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업 경영에 관계되는 의사 결정 능력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경영게임’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수업에서는 해외 대학의 학생들과 화상 통화로 연결하여 함께 참여했다. 이들과 모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기업 경영의 의사결정을 내리고, 이 결과를 서로 피드백하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또한 수업 중간에 도서관으로 이동하여 압박 방식의 PT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PT수업 중간에 수시로 교수님과 학생들이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모든 학생들이 수업에 대해 잘 이해를 하고 있는지 확인하며 수업을 진행했다. 이렇게 독일에서는 일반적이고 이론적인 수업이 아니라, 실전적이고 좀 더 실용적인 수업으로 구성되어 학문을 진정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나는 독일에서 6개월간 머물며 독일사회가 아주 정확하고 계획적인 삶을 요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머리를 자르는 것과 같은 사소한 일에서부터 관공서 서류처리까지 독일의 모든 삶속에서 예약을 필수로 여긴다. 이러한 예약 문화를 독일어로 ‘테어민’이라고 하며, 예약에 대해 단 1분이라도 늦게 되면 이에 대해 질타 받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평소 나는 계획적이지 못하고 느긋한 성격이라 독일인의 철저한 시간관념 속에서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다름 속에서 나의 잘못된 습관을 하나하나 발견할 수 있었고, 이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며 잘못된 습관을 고쳐나갈 수 있다는 점이 내겐 더욱 값진 경험이었다.
 
 
 
 독일에 도착 한 후 나를 처음 반겨주었던 이는 코디네이터 선생님이었다. 그는 게이였으며, 이에 대해 전혀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다. 사실 나는 그가 게이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그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다. 하지만 주변 독일친구들은 아무도 그가 게이라는 것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는 나에겐 더욱 충격적이었으며, 소수자를 바라보는 나의 편향된 시각을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독일 친구들은 피부색, 생김새가 다른 나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먼저 다가와 주었다. 이 덕분에 이들과 어울리며 독일 생활을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삶 속에서 모두가 함께하는 상생의 아름다움을 배워나갈 수 있었다.
 화요일이 공강이였기에 이를 활용하여 그 전날인 월요일 저녁부터 야간버스를 타 독일 내 다른 도시들을 여행하였다. 특히 본에서 가까운 함부르크, 스트라스부르, 아헨, 뒤셀도르프 등을 여행하며 교환학생을 간 본 목적인 축구경기를 빼놓지 않고 관람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바에 가 다양한 인종의 친구들을 사귀었고, 이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자주 어울려 놀았다. 특히 이들을 우리 집에 초대하여 한국음식을 만들어주었다. 이 때 내가 만들었던 떡볶이를 맛있게 먹던 벨기에 친구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다.
 또한, 정규 수업 기간 후 짧은 휴식 기간 동안 저가 항공이나, 카셰어링을 이용하여 유럽 내 11개국을 여행하였다. 이를 통해 유럽 내 차별화된 독일의 모습을 선명히 볼 수 있었고, 독일을 진정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이렇게 많은 유럽국을 여행하며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데 있어 훨씬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의 나를 발견 할 수 있었다.

주위에서 교환학생을 꿈꾸지만 어학성적이 부족하다는 이유, 학점이 낮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학생들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나와 같이 뚜렷한 지원동기만 가지고 있다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충분히 채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비록 6개월 동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겐 너무나도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잡아있다. 좀 더 진취적이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람이 되는 계기가 된 독일에서의 경험을 통해 앞으로도 좀 더 성장한 나로 발전해나갈 것이다.

(사진 출처. 권세욱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