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카자흐스탄은 우리 한국에서 자주 언급되지 않는 나라이기에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에는 중앙아시아로 원치 않게 이주한 우리 한인들이 꿋꿋하게 터를 잡은 ‘우슈토베’라는 마을이 있다. 이 마을에는 고려인의 역사와 문화가 아직 살아 숨 쉬고 있다. 이렇게 카자흐스탄과 한국은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고 깊은 역사를 함께 해 왔다. 우리가 단지 모르고 있었을 뿐, 두 나라의 연결고리는 이어져 오고 있었다. 나는 그런 고려인의 숨결과 발자취가 남아있는 카자흐스탄의 알마티 지역으로 동계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왔다.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온 친구는 자신의 대학 생활이 해외봉사 덕분에 많이 바뀌게 되었다고 내게 자신 있게 말했다. 그 말은 내가 해외봉사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처음에는 어느 지역으로 봉사활동을 갈지 많은 고민을 했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많은 나라가 있었지만 나는 이런 곳보다 가 볼 기회가 적을 것 같은 나라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다시 접하기 어려운 카자흐스탄으로의 봉사활동을 신청하게 되었다.
 동계해외봉사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도 나에게 카자흐스탄은 항상 낯선 나라였다. 처음 가보는 해외일 뿐만 아니라 한국인이 많이 가지 않는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쓰지 않는 국가였기에 언어장벽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가본 카자흐스탄은 나의 두려움을 깔끔하게 지워주었다.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외국인인 우리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었으며, 그 친절함이 서로에 대한 배려로 이어져 언어의 장벽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카자흐스탄에 대한 나의 적응은 생각보다 순탄하게 이루어졌다.
 
 
 카자흐스탄에서의 하루는 오전 7시부터 시작되었다. 그 후 9시부터 본격적인 봉사활동이 시작되었는데 팀별로 같이 행동했었다. 나는 레크레이션 팀에 소속되어있었기에 학생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시간을 가졌다. 주로 K-pop을 알려주고 한국의 전통놀이를 가르쳐주었다. 특히 학생들은 윷놀이에 높은 관심을 가졌었고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를 정도였었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에서의 봉사활동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우리 대학 주관 해외봉사 중에서도 처음 가는 지역이라 그런지 미흡한 점이 다소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카자흐스탄 농업대학과의 사전준비에서 소통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수업내용이 잘못 전달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첫 수업을 할 때, 학생들에게 원하는 내용의 수업을 직접 물어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업을 짜야 했던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가 한국에서 준비했던 것들을 다시 바꿔야 한다는 생각과 부담감에 지치곤 했다. 다행스럽게도 학생들이 원하는 것과 우리가 준비한 것 중 겹치는 것이 많았다. 그 덕분에 학생들도, 우리도 모두가 만족하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흔히 하는 조별과제나 공모전과 같은 활동을 끝내고 나면 항상 마지막 순간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비록 활동과정이 힘들고 난관이 있었더라도, 잘 마무리되고 나면 그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이처럼 나는 해외봉사 마지막 날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동안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폐막식 때, 우리는 준비한 노래와 춤을 선보였다. 공연을 끝내고 나는 낯선 나라에서의 봉사활동을 해냈다는 성취감을 한껏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한 학생이 ‘너희들이 그리울 거야.’라는 말을 더듬더듬 한국어로 말해주었다. 한국어를 배우지도 않은 학생이 이 한마디를 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 라는 생각에 큰 감동을 느꼈다. 비록 언어는 서로 달랐지만, 마음만은 통했다는 사실에 보람과 뿌듯함을 맛볼 수 있었다.
 
 
 
 나는 이번 해외봉사활동을 통해 새로운 좌우명을 갖게 되었다. ‘괜한 두려움은 가지지 말자.’ 그동안 수많은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라는 망설임에 주춤하곤 했다. 그래서 기회를 놓쳐버린 활동들이 많았다. 나의 망설이는 습관처럼 카자흐스탄의 ‘낯설다’라든지, ‘언어장벽’이라든지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온갖 두려움에 떨었던 나였다. 하지만 나에게 다가온 카자흐스탄은 이 습관이 쓸모없는 걱정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카자흐스탄에서 나는 언어가 서로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이루어 냈다. 내가 계속 두려워하던 언어장벽을 이겨낸 결과였다. 난 이 경험을 통해 기회가 생긴다면 망설임을 버려야 나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가질 수 있었다. 카자흐스탄에서의 봉사활동을 잘 마무리함으로써 마음속의 두려움과 망설임을 용기로 맞바꾸는 힘을 배웠던 것이다.

비록 짧았지만, 카자흐스탄에서의 이번 동계해외봉사활동은 나의 대학생활을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다. 나는 이 경험으로 얻게 된 긍정적인 마인드가 앞으로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해외봉사활동이나 혹은 다른 도전의 길에 서 있는 사람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당당하게 도전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그리고 자신을 과소평가 하지 말고 스스로 긍정적인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꼭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