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우리 대학의 대학인문역량강화(CORE)사업단은 융합적인 지식인을 양성하기 위해 기초학문심화, 글로벌 지역학, 인문기반융합전공 유형에 해당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학생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에서 해외 인턴 프로그램은 중국 로컬 기업에 우리 대학 학생을 인턴으로 파견하여 연수 학생에게 그 기업의 문화와 운영 시스템을 연구 및 조사하도록 할 목적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인문기반융합전공 중에서도 중국 문화와 통상 융합전공생으로서 중국 심천에 다녀왔다. 짧다면 짧고, 또 길다면 긴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인턴 생활기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대학인문역량강화사업단과 박병구 교수님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나는 심천에 위치한 흔왕달전자주식유한공사(欣旺达电子股份有限公司, Sunwoda)라는 기업에서 한 달 동안 인턴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흔왕달전자주식유한공사는 삼성SDI에서 필요로 하는 배터리를 생산하는 회사로, 삼성SDI에서 발주한 내용에 맞춰 배터리를 테스트하거나 제작한다.
 부푼 마음을 안고 심천에 도착한 뒤 내가 배치 받은 부서는 배터리 전지 사업 2부였다. 주로 했던 일은 삼성SDI에서 보낸 파일을 중국어로 번역하는 일이었는데,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에 관한 전반적인 이론과 원리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들은 후 번역 일을 시작하였다. 중국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번역하면서 모르는 내용은 인터넷을 찾아보고 생소한 단어는 직원들에게 물어보며 업무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해외 인턴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외국인이라고 일을 시키지 않으려고 해 배우는 것이 없었다고들 했는데, 다행히 나는 문서를 중국어로 번역하는 일을 하면서 중국어 실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 배터리에 대한 구체적 원리는 인턴 생활을 하며 처음 배웠는데 의외로 간단하고 재미가 있었다. 또한 배터리와 관련된 문서를 접하면서 배터리 중에서도 충전해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2차전지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가 생겼다.
 
 
 중국에 가보니 현지에서 한국 제품의 인기가 높았다. 그래서인지 같은 부서 직원들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 직원들까지 와서 한국 화장품, 미용 도구 등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물어보고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많았다. 또한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도깨비’가 중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져서 그런지 한국어를 한마디씩 가르쳐 달라는 분들도 늘어났다. 그런 분들께 주어진 업무를 끝내놓고 퇴근하기 전 간단한 한국어를 한마디씩 가르쳐드렸다. 사람들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등 아주 간단한 문장을 따라하면서 중국어로 “이제 이거 배우면 공유를 볼 수 있는 거야?” 라고 말하는데, 나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문화 공유를 통해서 사람들 간의 우호 관계가 더욱 더 친밀해질 수 있음을 느꼈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회사에서 유일한 한국인으로 사는 생활이 외롭고 두렵게 느껴졌다. 하루 종일 중국어만 듣고, 낯선 음식들만 먹어야 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상당히 힘들었다. 인턴 생활이 처음이라고 팀장님이 격려 차원에서 저녁을 사주셨을 때, 찜닭 같은 요리에 닭 머리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던 모습은 조금 충격적이었다. 내가 중국음식을 못 먹는 편이 아니었는데도 막상 식탁에 놓인 닭 머리, 오리 머리 등을 보니 한 동안 밥맛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음식에는 적응했지만 내가 알아듣기에 너무나 빠른 중국어는 여전히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도 있듯 피하려 하기 보다는 이 상황을 즐겨보려고 했다. 사람들이 하는 말을 자세히 듣다보면 중복해서 쓰는 단어들이 들렸고, 그런 단어들을 사전에서 찾은 후 필기를 해놓고 모르는 것은 계속 물어보았다. 이러한 노력을 해서인지 인턴십 기간 동안 중국어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중국어로 유창하게 말하기에는 아직 실력이 부족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한국에 돌아가면 중국어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귀국한 지금, 앞으로 중국어를 좀 더 열심히 공부할 계획이다.
 
 
 인턴십 기간 동안 한국 기업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며 중국과 한국 기업의 문화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점심시간에 편안하게 낮잠을 자는 모습이나 직책을 떠나서 소통을 중시하는 분위기, 서로 존칭보다는 별칭이나 영문 이름을 부르면서 친밀감을 높이는 모습을 보며 중국 기업 문화가 한국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각자 자신의 업무를 마치면 자유롭게 퇴근하는 모습이었다. 이를 통해 중국 기업에는 한국보다 비교적 자유롭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있고 자유로운 출퇴근 문화가 조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업무 환경이 직원의 업무 효율을 극대화 시키고 개개인의 업무 수행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중국 파견은 중국에 대한 나의 선입견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중국을 직접 방문해보기 전에는 중국을 시민의식이 떨어지는 국가라고 생각했었는데 심천에서 인턴 생활을 해보니 내가 중국에 대해 무지했다는 점을 깨달았다. 사람들의 의식 수준도 높았고, 오히려 일개 인턴인 내게 순수하게 잘 해주는 회사 사람들을 보며 중국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회사에 한국인이 인턴 사원으로 입사한 건 처음이라며 신경을 많이 써주신 우리 부서 사람들, 책을 통해 공부하기보다 여기 있는 사람들과 대화하며 회화 공부를 하라고 하셨던 부장님, 한 번 밖에 못 뵈었지만 근엄한 모습으로 내 어깨를 두드려주셨던 본부장님 등 그동안 내게 신경써주신 모든 분들이 한 분 한 분 다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예전에는 한국 이외의 나라에서 산다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인턴 생활을 마치고 나니 전공 및 중국어 공부를 열심히 한 후 중국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며 사는 것도 내 인생에서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해외 인턴십을 해보고 싶어 하는 후배들이 있다면 해외 인턴 기회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도전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겠지만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인턴 생활을 마치면서, 내가 성장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나는 나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지속적으로 나 자신에 대한 가치 경영을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