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다. 특히 소수자가 당면하는 현실과 교육의 근본적인 가치, 그리고 그들이 사회 안에서 하는 역할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교육이 오히려 계급사회가 없어지지 않는 현실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크다. 모두가 출발선이 다르더라도 본인의 삶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회가 진정으로 좋은 사회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나 또한 현실을 바꾸는 데에 일조할 것을 꿈꾸고 있다. 그래서 나는 다양성을 인정받는 나라, 호주에 다녀왔다. 지금부터 호주에서 두 달 간 지냈던 나의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내가 인턴십을 지원하게 된 까닭은 일을 하면서 보다 큰 책임감을 느끼고, 새로운 사회생활을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삶에 귀 기울이며 함께 살아갈 궁리를 하는 것을 큰 즐거움으로 느끼는 나는 그래서인지 경험에 대한 욕심이 많은 편이다. 인간이 타인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한다면 이해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며, 경험을 함께한다면 깊은 공감은 충분히 가능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인턴으로 파견될 국가가 호주라는 것을 들었을 때 다문화에 대한 역사가 굉장히 깊은 국가라는 점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3D 업종 인력부족, 유학생 유치 등으로 다문화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 이주여성을 포함해 생겨난 다문화가족의 자녀들은 많은 수가 점차 학령기를 맞이하고 있는 다문화사회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에 다녀옴으로서 다문화사회에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양상을 지켜보고 앞으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우리 대학의 인문카운슬링 융합전공을 이수하며 담당교수님과 여러 차례의 면담을 통해 인턴십 업무 수행에 대한 안내와 격려를 받고 코어(CORE)사업단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아서 인턴십을 준비했다. 그 결과 나의 주전공인 교육학과 관련된 시드니한국교육원에서 인턴 업무를 하게 되었다. 교육원에는 종종 다양한 방문단이 방문하여 시드니한국교육원의 역할 및 호주의 교육제도와 한국어교육 현황 등에 대해 듣고 갔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은 방문단은 세종시에서 온 학생들이었다. 그들은 내가 한국 교육의 변화에 일조하고 싶은 뜻을 드러내며 자기소개를 했을 때에 뜨겁게 반응해주었고, 나 또한 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힘을 얻을 수 있었다. 한 학생이 ‘현재의 한국교육은 위대한 혁명가를 키울 수 없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에 남기도 한다.
 
 
 시드니한국교육원에서는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호주 사람들을 위해 세종학당 한국어교실을 매분기마다 열고 있는데 이 수업은 매주 세 번씩 7시 반부터 있었다. 한국어교실 수업이 있는 날이면 나는 선생님 옆에서 수업을 보조하기도 하고, 사무실에 남아 공부를 하기도 했다. 호주의 기업들은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회사들이 아침 9시에 업무를 시작하고 오후 6시가 되면 일을 마친다. 한국어교실이 열리는 날을 제외하고는 실장님이나 원장님께서도 6시에 정시 퇴근을 하셨기에 종종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같이 퇴근하는 날이 많았다.
 퇴근을 하고 나면 주로 나는 셰어하우스의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태국인 집주인과 필리핀 친구들, 한국에서 워킹홀리데이로 온 친구들이 모여 살았는데 서로 시간이 맞으면 같이 저녁을 해 먹거나 아파트 안에 있는 수영장과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곤 했다. 저녁을 같이 먹을 때면 꼭 한국드라마를 보았는데, 한국인인 나보다 도리어 필리핀 친구들이 한국드라마를 가지고 와서 같이 보자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셰어하우스에서는 한 집에서 아홉 명이 같이 살다보니 문화적 차이보다는 개인적 특성과 생활방식에 따라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나라 사람이 함께 사는 것이 힘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국인들끼리의 문제가 더 많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편견도 많이 버리게 되었고 신뢰라는 것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들은 대부분 배려를 통해 해결되었고, 나는 부딪히더라도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해내는 것보다 함께하는 것이 의미 있다는 것을 느끼며, ‘같이 사는 것은 어렵지만 혼자 사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호주에 머무는 동안 아침에 도시락을 싸서 출근하는 것과 6시 즈음이 되면 퇴근을 하게 되는 소소한 일상마저도 정말 즐거웠다. 자전거 도로도 충분히 조성되어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도 많았고, 장애인이나 노약자를 배려하는 도시의 인프라는 특히 인상 깊었다. 모든 신호등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소리로 알려주는 신호등이었고, 버스는 모두 저상버스로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과 노약자들도 쉽게 이용 가능해보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도시 인프라에 대해서도 종종 생각해보았고, 변화하고 발전하는 우리나라를 떠올리며 흐뭇하기도 했다.
 
 
 
 해외에서의 인턴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나는 이 세 가지를 말하고 싶다. 바로 외국어 능력, 컴퓨터 활용능력, 자기관리 능력이다. 우선, 해당 국가의 언어를 할 수 있어야 서류를 독해하거나 전화 응대를 할 수 있고, 나는 총영사관의 부속 기관에서 인턴십을 지냈기에 주요 방문객과의 의사소통에서 영어 사용이 필요했다. 두 번째로, 기본적인 오피스 프로그램의 활용을 할 수 있어야 인턴의 주 업무인 문서작업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본인의 업무와 행동에 대해 책임감을 갖는 것은 인턴의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호주에서 인턴생활을 하는 경우에는 영어를 잘 할수록 근무처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컴퓨터 활용능력을 비롯하여 다양한 능력을 갖출수록 근무지에서 많은 업무를 경험해볼 수 있었다.
 인턴 생활에 대한 준비 기간이 길지 않았던 나는 생활영어와 사무용영어의 차이를 파악하고 회화를 연습하거나 오피스 프로그램을 활용하기 위해 책을 찾아보기도 했다. 인턴 경험은 단순히 한 줄의 스펙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평소에 관심을 가지던 분야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본인의 적성에 잘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자부한다. 어떤 학과라도 실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분도 학부생 단계에서 한 번쯤은 인턴을 해보면 좋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대학에서 해외인턴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도 많으니, 근무조건이나 기관의 정보 등을 잘 확인해서 좋은 경험을 쌓아보길 바란다.

호주로 떠나기 전 나는 여태껏 대학에서 배운 것들이 직업현장에서 어떻게 사용될 수 있을지 궁금했고, 두 달 동안 새로운 환경에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정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했다. 이렇게 두 달 간의 인턴십을 수행하고 시드니에서 살면서 나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또 배워왔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온 나는 우리 대학, 그리고 대구라는 같은 공간에서 이전과 비슷한 일들을 하며 지내고 있지만 마음가짐과 태도는 사뭇 달라졌다는 것이 스스로 느껴진다. 대단한 무언가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나는 조금 더 신중한 사람이 되었고, 독립심과 책임감이 커지게 되었다. 지금 내가 희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했고 내 안에 들어있는 자신감과 열등감, 그것들의 소중함을 느꼈다. 그리고 어떤 위치에서 어떤 것에 주된 관심을 가지는 교육자가 될 것인지에 대해 조금 더 확고히 생각해볼 수 있었다. 나는 교육사회 또는 평생교육과 관련하여 대학원 진학을 준비할 것이라 각오를 다졌고, 교육에 대한 실천적 연구를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것이다. 앞으로 나의 남은 학교생활은 이제 조금 더 바빠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