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한국에서 ‘사회주의’라는 단어는 왠지 모르게 적대감이 들고 일반적으로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아마도 한국전쟁 이후 사회주의 체제를 표방하는 북한과 대립구도 속에서 생긴 자연스런 생각일 것이다. 역사적인 이유로 인해서 러시아와 중국은 우리나라 국가 이념과 상반된 이념을 가지고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한편 분단된 북한을 사이에 둔 지리적인 이유 때문에 러시아와의 교류가 적은 편이며 심리적 거리 또한 가깝지는 않다. 우리는 이런 낡은 편견을 중국에서 자유무역을, 러시아에서 유라시아의 조화로운 문화를 17박18일 동안 살펴보며 해소할 수 있었다.
 
 
 우리는 대학 인문역량강화(CORE)사업단에서 중국문화와통상 융합전공과 노어노문학과가 힘을 합쳐서 파견한 글로벌 챌린저 팀이었다. 탐방하기 전 어떤 방식으로 어디를 탐방할지 활발하게 이야기 나눴다. 오랜 시간 함께 협의하고 교수님과도 상의한 후 우리는 주제에 맞춰서 현지에서 직접 체험하는 글로벌 챌린저의 성격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한 탐방 주제는 중국문화와통상 융합전공과 노어노문학과가 만난 것이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를 소재로 각각 경제와 문화를 탐방하기로 했다. 탐방 주제와 목적을 바탕으로 중국의 자유무역을 대표하는 상해와 유라시아의 조화로움이 넘치는 러시아 문화를 확인하도록 상트페테르부르크부터 모스크바까지 총 5개의 도시를 방문할 세부 계획을 세웠다.
 우리 팀의 수행 과제는 중국의 자유무역과 러시아 문화에 대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현지 탐방계획을 짜는 한편,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준비했다. 단순히 둘러보기 만하는 것이 아니라 탐방과정을 기록할 영상 촬영도 해야 되기 때문에 신경 쓸 것이 많았다. 다큐멘터리는 단순히 카메라로 여기저기 촬영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탐방지에서 아무 생각 없이 사진과 영상을 찍어봤자 계획이 없다면 다 버려지는 파일이 될 뿐이었다. 사전에 영상촬영 시나리오를 만들고 완성본의 밑그림을 그린 후에 찍어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 우선 출국 전에 미리 대본과 내레이션, 촬영방법 등의 모든 제반사항을 점검했다. 현장에 가서는 여러 각도에서 촬영하고 다양한 장면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영상을 편집할 때 각각의 영상에 맞는 음악이나 자막을 넣으며 영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우리의 첫 일정은 상해에서 자유무역구와 일대일로 정책을 중심으로 중국의 경제를 탐방하는 것이었다. 상해에는 중국이 시범적으로 설치한 자유무역지구가 건설되어있었다. 자유무역구역은 간단히 말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곳이다. 경제 개혁의 발판을 위한 자유무역지구에 힘입어 상해는 세계 경제의 허브로 자리 잡고 있었다. 한편, 상해 금융단지에는 자본시장 개방의 선도적 역할을 하는 상하이 증권거래소와 시티그룹타워, 월드파이낸스센터와 같은 글로벌 금융회사의 건물들이 빽빽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처럼 중국이 점차 개방형 경제체제를 확고히 하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모습은 변화에 인색한 우리나라가 배울만한 점이었다.
 상해 도시계획 전시관과 역사박물관에서는 도시로서 상해의 발자취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볼 수 있었다. 상해 도시계획 전시관을 들어가면 ‘상해를 이해하는 것은 이곳에서 시작한다.’라는 글귀를 볼 수 있다. 전시관의 목적이나 글귀에서 보듯이, 오늘날 상해만의 독특한 매력과 경관을 계획하는 과정을 모형으로 직접 볼 수 있었다. 또한 빼곡하게 모형건축물이 있는 상해 미래도시모형도 한편을 차지했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미래도시모형을 보며 상해의 미래모습을 상상해봤다. 상해 역사박물관에서는 고작 어촌에 불과했던 상해가 어떻게 문화의 용광로라 불리는 경제적 대도시로 성장해왔는지 전시되어 있었다. 찬란한 도시 상해가 훗날에는 또 어떻게 발전해있을지 기대하며 중국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사진 출처. 김태경 학생)

 
 
 우리는 중국에서 모든 일정을 마치고 러시아로 향했다. 러시아에서는 상트페테르부르크부터 모스크바까지 총 5개의 도시를 방문했다. 러시아에서 방문한 5곳의 도시는 마치 5개의 나라를 둘러본 것 같았다. 그만큼 각 도시마다 특유의 색감이 가득했고 지역마다 분위기가 상이했다. 첫 번째로 방문한 도시이자 가장 인상 깊었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건축양식에서 러시아만의 특색을 바탕으로 유럽문화를 받아들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독특한 경관을 볼 수 있었다. 러시아만의 특징은 각 도시마다 있는 러시아 정교회성당에서 볼 수 있었다. 돔 형식의 지붕에서 타국의 성당과 큰 차이를 보이는 러시아 정교회성당을 들여다보며 러시아의 특수성도 이해할 수 있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화려하고 유럽적인 러시아의 모습을 봤다면, 모스크바에서는 절제된 구소련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앞선 도시와 다른 건축양식인 비잔틴 양식의 건물, 스탈린식의 건물을 보며 두 도시의 차이점을 확연히 볼 수 있었다. 또한 붉은 광장과 크렘린에서는 모스크바만의 웅장함도 느낄 수 있었다. 모스크바를 떠나고 한참을 날아서 바이칼 호수 근처의 도시인 이르쿠츠크에 도착했다. 앞서 방문한 대도시와는 다르게 확실히 시베리아의 자연생태를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바이칼 호수처럼 진하고 깊은 푸른색이 느껴지는 도시였다. 이번 탐방의 마지막 도시는 한반도와 붙어있는 블라디보스토크였다. 러시아의 다른 도시보다 아시아에 가까운 도시여서인지 친근한 느낌과 아시아적 분위기를 더 많이 갖고 있었다.
 
우리는 17박18일 간 약 15,000km 이상을 이동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제한된 시간에 둘러보려니 다소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그래도 많은 성과가 있었다. 책과 강의로만 배웠던 중국의 자유무역, 경제정책과 지리적으론 가깝지만 심리적으로 먼 나라 러시아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한편, 광활한 영토를 가진 중국과 러시아를 탐방하며 넓은 세계를 보는 통찰력을 기를 수 있었다. 이번 탐방에서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팀원들 모두가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