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혹시 UTD 복수학위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UTD 복수학위제란 우리 대학과 텍사스 주립대학(University of Texas at Dallas)에서 각각 2년씩 수학하면서 졸업요건을 충족시키면 두 장의 졸업장을 얻을 수 있는 제도이다. 여러분 중 대부분은 복수학위제에 대해 한 번씩은 들어보았겠지만 구체적인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여러분과 비슷한 학생이었고 복수학위제에 관심이 없던 우리나라의 군인이었다. 하지만, UTD 복수학위제에 대해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된 순간 이 프로그램은 내게 한 줄기 빛처럼 다가왔고 그 빛은 나를 점점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1학년 때, 선배들로부터 다수의 전자과 학생들이 모두 획일화된 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다. ‘대기업 취업’, ‘상위권 대학원 진학’과 같은 진로를 정한 후, 그 카테고리에 맞게 스펙을 쌓으며 같은 프로그램 속에서 경쟁하고 있던 것이었다. 이러한 사실에 회의감을 느끼게 되고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던 중, 군대 선임이자 대학 선배로부터 하나의 흥미로운 프로그램에 대해 듣게 되었다. 바로 UTD 복수학위프로그램이었다. 평소 똑같음이 아닌 특별함을 원했던 내게 복수학위 프로그램은 천금 같은 기회였다. 다양한 기회가 있는 미국에서의 생활과 더 넓은 세상에서의 성장을 원했기에 나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복수학위제에 지원하기로 결심했다.
 UTD 복수학위생으로 선발되는 것은 생각하던 것만큼 쉽지 않았다.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해야만 했다. 내가 지원할 당시 선발 요건은 평균 학점 3.5이상, 토플(IBT) 80점 이상이었다. 군 복무 중에는 환경이 녹록치 않아 독해, 듣기 위주로 공부했고, 전역 후에는 복학하기 전 두 달을 이용하여 서울에 있는 토플 전문 학원에서 체계적으로 토플 공부를 하였다. 평소 영어에 자신이 없었지만 미국행에 대한 간절함이 컸기에 나는 가까스로 토플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었고, 이를 통해 UTD 복수학위제 도전에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되었다. 복학 후에는 학점관리를 위해 오로지 전공 공부에만 몰두하였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한 덕에, 선발기준에 조금 미흡했던 학점을 맞출 수 있었으며, 마침내 복수학위 최종 선발이라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차후에, UTD에 가서는 준수한 입학 성적을 바탕으로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까지 얻을 수 있었다.
 
 
 처음 UTD에 도착했을 때는 불편했던 점이 많았다. 서툰 영어 실력 탓에 현지 사람들과 원활하게 의사소통하기도 힘들었고, 상가나 집들이 한국처럼 밀집되어 있지 않아 차가 없으면 가고 싶은 곳으로 이동하기도 어려웠다. 이러한 낯선 환경은 이방인인 내게 보란 듯이 텃세를 부리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은 선배들의 도움과 함께 온 여러 동기들, 그리고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이끌고 계신 이길식 교수님이 있었기에 미국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 UTD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2년 동안 다양한 스터디 활동과 그룹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가장 큰 난관이었던 언어적인 문제도 극복할 수 있었다.
 UTD는 자신이 의지만 있다면 학부 수준 이상의 경험과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었다. 미국에 오기 전 수동적인 수업에만 길들여진 나에게 UTD에서의 첫 수업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소극적인 한국 학생들과는 다르게 미국 학생들은 교수님과의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였고, 성적보다는 자기 자신의 실력을 위한 공부에 더욱 치중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의욕적인 태도는 졸업하고 나서 본인들의 실력으로 드러났고, 학점을 위한 공부를 해왔던 나로서는 그들로부터 배울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UTD에서의 수업 외 시간에는 방과 후 스터디, 연구 활동,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UTD 입학 순간부터 대학원을 목표로 하였던 나는 연구실에서의 학부 연구 활동을 많이 했다. 학부 연구 활동은 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꼭 필요한 활동이었다. 학부 연구를 하는 동안 나는 멘토 역할을 해주었던 박사님과 여러 가지 실험을 하며 함께 연구를 진행하였다. 주로 신소재를 이용한 반도체 공정 및 측정 분석을 수행하였으며 그 연구결과를 후에 논문으로 작성하여 국제저널에 출간하기도 했다. 1년간의 연구경험은 보다 심도 깊은 전공 분야 공부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Univ. of California, Santa Barbara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사진 출처. 이창민 동문)

 
 
 나는 UTD에서 2년간의 학부 과정을 마치고 Univ. of California, Santa Barbara 대학원 재료공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미국에서의 대학원 생활은 우리나라에서의 대학원 생활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조금 빡빡하게 돌아가는 우리나라 대학원 시스템과는 다르게 미국에서는 충분한 생활비와 학비 지원으로 재학생에게 풍족한 환경에서의 자율적인 석 박사 과정을 보장했다. 특히,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스스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많이 만들어 주는 부분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나는 5년간의 박사과정 후 현재는 노벨상 수상자 슈지 나카무라 교수님이 계시는 동대학원 연구소에서 박사 후 연구 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가시광통신용 반도체 LED와 Laser를 연구하고 있다.
 UTD 프로그램은 내가 8년 전으로 돌아가게 되더라도 다시 지원할 만큼 내 인생에 있어 엄청난 의미를 가진다. UTD는 나를 세계의 거장들과 이어주는 연결고리였으며, 더 나아가 미국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의 취업은 복잡한 절차로 인해 쉽지 않은 편이다. 비자문제, 신분 증명과 같이 해결해야 되는 부분이 무척 많다. 하지만 UTD 복수학위제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고 한국과 미국 간의 간격을 좁히며 많은 학생들에게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UTD가 있는 ‘댈러스’는 면적이 넓은 만큼 일자리도 많은 지역이다. 그래서 대학 졸업 후 사회에 나갔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폭 역시 매우 넓다. 만약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기를 원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을 것이다.
 
미국에서 생활한 지 벌써 8년이 다 되어간다. 미국은 특별함을 원하던 내게 새로운 꿈을 꾸게 해준 땅이었고, UTD는 그 꿈이 현실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게 해준 곳이었다. 시간과 비용의 문제 때문에 복수학위 취득을 망설이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막상 미국에 도착했을 때 이러한 것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복수학위 취득과 졸업 후 다양한 진로 선택의 기회는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되었으며, UTD의 잘 갖춰진 장학제도는 내가 공부에 더 열중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렇기에 시간, 비용에 대한 걱정 때문에 복수학위제 지원에 망설이고 있다면 걱정은 잠시 미뤄두고 일단 도전해보라고 하고 싶다. ‘시작이 반’ 이라는 문구도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