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교환학생을 다녀오는 많은 선배들과 동기들을 보면서 ‘나도 저런 멋진 교환학생 생활해보고 싶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 당시 나는 스페인 언어와 문화에 관심이 많아져서 직접 살면서 배워보고 싶은 생각에 계속 고민을 하던 중이었다. 이런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젊었을 적 프랑스에서 유학 경험이 있으셨던 어머니는 내게 종종 유창한 불어 솜씨를 보여주셨고, 프랑스에서의 경험도 많이 얘기해주시며 교환학생을 권유하셨다. 항상 나의 새로운 도전을 지지해주시는 어머니 덕분에 나는 교환학생을 가기로 마음을 굳히게 되었다.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있기 때문에 주위에서는 왜 미국이나 캐나다를 가지 않는지 묻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전공으로 익숙한 영어권의 나라보다는 전혀 새로운 언어와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스페인을 선택하게 했다.
 나라마다, 학교마다 준비해야 할 교환학생 요건이 다르지만, 내가 다녀온 스페인 비고대학교는 공인 영어성적이 필요 없었다. 영문 수학계획서와 영어 면접만 통과하면 갈 수 있었기에, 거창하게 준비를 한 것도 없었다. 토익 같은 어학 점수도 전혀 없었고 학점도 평범한 수준이었던 나는 그곳에서 생활할 때 필요한 영어 회화에 중점을 뒀다. 매일 미국 드라마 한 편을 자막 없이 보면서 영어에 익숙해지고자 했다. 또한 스페인어 수업도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 조금만 더 일찍 스페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면 그곳에서 습득하는 언어량이 훨씬 더 많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다.
 
 
 스페인 비고 대학에서 듣게 된 수업은 어문과 개설 전공 3개와 스페인어 수업, 총 4개였다. 그중 스페인어 수업이 제일 유익하고 기억에 남는다. 스페인어 담당 마르타 선생님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스페인어 수업을 정말 재미있고 흥미롭게 이끌어주셨다. 아직까지도 나를 ‘떼레싸’라고 부르던 선생님의 목소리가 기억난다.
 부활절 방학 때 떠난 9박 10일간의 모로코 여행은 내 인생에서 잊지 못할 소중한 시간이었다. 익숙해지는 유럽 생활에 지루해지던 즈음에 떠나게 된 모로코는 이슬람 문화권이라 새로웠고, 위치도 아프리카 대륙이라 매우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줄지어 낙타를 타고 사하라 사막에서 바라본 밤하늘의 별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컴퓨터 배경화면에 들어와 있는 듯한 탁 트인 느낌에,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다만 가끔씩 여행을 다닐 때, 인종차별을 당해 많이 서럽고 화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안 좋은 기억들보다는 행복하고 재밌는 기억들이 훨씬 더 많아 잘 이겨낼 수 있었다.
 

(사진 출처. 박선영 학생)

 
 
 약 5개월간의 교환학생 생활은 말 그대로 ‘내 인생의 황금기’였다. 한국에서 매일 학교 수업, 아르바이트, 집이라는 쳇바퀴 같은 일상을 살았다면, 그곳에서는 180도 다른 ‘떼레싸’가 되어 더 활기차고 재밌게 생활했다. 학교 수업도 열심히 들었지만, 교환학생 커뮤니티에서 여는 파티에도 참석하여 다양한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예기치 못한 공강이 생기거나 긴 휴일이 생길 때면, 바로 휴대폰을 켜 여행을 떠날 차편을 예매했다. ‘언제 살면서 이만큼 재밌고 여유롭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도 눈부신 시간이었다.
  평소 소심하고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하는 성격 때문에 출발하기 전에는 너무 두렵고 막막하기도 했다. 그건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오히려 한국에서보다 더 건강하게 지냈고, 생활하는 것도 며칠 적응을 하고 난 뒤에는 너무나도 편해졌다. 예전엔 혼자 대구에서 제주도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할 때도 괜히 긴장하고 겁먹었던 내가, 여러 도시를 자유롭게 여행하며 겁 없이 아프리카까지 가게 되었으니 말이다.
  만약 교환학생을 갈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학우들이 있다면 바로 지원하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충분한 자신감과 의지를 갖고 준비한다면 큰 어려움 없이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렇게 시작하게 될 교환학생 생활은 절대 잊지 못할 값진 시간과 경험으로 인생에서 아주 영양가 있는 자양분이 될 거라고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