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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부터 한국이 아닌 다른 곳의 환경, 문화, 사고방식이 늘 궁금했었다. 나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과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나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식견을 갖추고 싶었다. 그래서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생이 된다면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가겠다는 막연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가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주변 국가로 여행 다니기 쉬워서 더 많은 문화를 경험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학교에 진학한 후 교환학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고, 나의 전공으로 파견이 가능한 이탈리아 베니스의 카포스카리 대학으로의 교환학생을 지원했다. 교환학생 지원을 위해서는 공인 어학 성적이 필요한데 여러 시험 중 TOEIC을 준비했다. 이전에 TEPS 시험을 준비한 적이 있어서 시험에 대한 접근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따라서 기본서를 사서 공부하는 방법보다는 기출문제집을 사서 문제 유형을 익히는 방법을 선택했다. 또한 영어 회화에 익숙해지면 영어 면접과 교환 학생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평상시에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전화 영어 회화를 이용해 영어 면접을 준비했다.
 
 
 카포스카리 대학에서 나는 전공과목인 한국어 수업을 들었다. 또한, 평소 영화와 여성 인권에 관심이 있었는데, 유럽에서는 이것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치는지 궁금해 영화 수업과 여성 인권 수업도 수강했다. 이탈리아에서 한국어는 외국어이기 때문에 한국과 수업 방식이 완전히 달랐다. 이곳에서의 한국어 수업은 회화에 초점을 맞춘 수업이었다. 한국어 수업을 들으면서, 원어민으로서 수강생들의 발음을 교정해 주고 그날 배운 문법이 쓰이는 문장의 예시를 제시했다. 수업 수강생이기보다는 교수님의 조력자 역할에 가까웠다. 영화와 여성 인권 수업은 토론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두 수업 모두 큰 주제가 주어지면 이에 대한 토론을 했고, 토론을 하면서 자연스레 주제가 확장되었다. 영화 수업의 큰 주제는 기독교에 대한 모티프를 중시하는 영화감독들의 영화였다. 처음에는 주제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해서 토론에 활발하게 참여하지 못했는데, 교수님의 질문에 겨우 대답한 답변이 수업을 듣는 대부분의 학생이 생각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관점이었다. 내 약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그때부터 자신감이 많이 생겨 토론에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었다.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과 이야기하면서 각자의 생각을 교환하는 수업을 원했는데, 수업을 들으면서 그것을 이룰 수 있어서 너무 만족스러웠다. 수업 이외의 시간에는 주로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갔다. 여행을 가지 않을 때는 베니스의 예쁜 풍경을 구경했고, 친구들을 만나 간단하게 술 한잔하거나 한식을 만들어 먹었다.
 
 
 이탈리아에 도착한지 3일째, 한국어를 전공한 이탈리아 친구와 노을을 보며 바다 앞에서 나눈 말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은 빨리빨리, 이탈리아는 천천히 천천히’라면서 여기 있는 동안 내가 편안하고 여유가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는 말이었다. 실제로 한국의 ‘빨리빨리’에 맞춰 생활해오던 어느 날, 해질 녘 강가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며 수다를 떨거나 책을 읽고 있는 이탈리아 사람들을 봤다. 퇴근길 대중교통에서 핸드폰만 바라보는 우리나라 사람과는 달리 이탈리아 사람은 삶에 여유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 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여유를 가지며 생활하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바쁘게만 살아오던 삶에서 ‘천천히 천천히’를 되뇌며 생활한 것이 교환학생 기간 동안 큰 도움이 되었다.
 

(사진 출처. 정채연 학생)

 
 
 교환학생을 다녀온 기간 동안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 이탈리아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이탈리아 친구의 도움을 받았고, 한국이 그리울 때는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페이스톡을 하며 마음을 달랬다. 또한, 인종차별을 당해 힘들었을 때 친구들이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교환학생 기간 내내 힘들었을 것 같다.
 교환학생 기간 동안 유럽 이외의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들을 만났다. 수업 중 토론 주제에 대해서 각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말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교환할 수 있었다.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본인들의 나라의 이슈들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는 것을 관심 있게 듣고, 이에 대해 찾아보면서 같은 목표임에도 얼마나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 교환학생을 다녀오면서 생각의 정도나 세상을 보는 시야가 이전보다 많이 발전했다고 느낀다.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교환학생을 다녀오면 분명 노력한 것 그 이상을 얻어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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