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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생활 중 꼭 하고 싶은 일 1순위가 유럽권 교환학생이었다. 저학년 때부터 교환학생 설명회에 찾아가며 어느 국가의 어떤 학교가 좋을지 발품을 팔아가며 조사했다. 경제학 전공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지, 내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생활비 물가 환경인지, 주변 여행지는 어떤 곳이 있는지 등 여러 가지 기준에 따라 꼼꼼히 살피고 후보를 추렸다. 그중에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같은 외국인이 많은 관광 국가보다는 현지인을 많이 볼 수 있는 지역으로 가고 싶었기에, 리투아니아로 교환 학생을 가기로 결정했다. 리투아니아는 발트 해, 폴란드,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지역과 인접해 있는 북유럽 국가이다.
 리투아니아 빌니우스 대학교는 다른 교환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행사가 많고, 외국인 룸메이트와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식당, 공산품의 가격이 타 유럽 지역보다 저렴하고, 기숙사를 무료로 지원해 주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부담이 적었다. 이 곳을 다녀오기로 결심한 뒤에는 여름 방학 동안 TOEIC을 공부하며 지원 서류를 준비했다. 이전에 영어 에세이를 써본 적이 없어서 글쓰는 것에 난관이 있었는데, 학교에서 지원하는 International writing center를 활용하여 교환학생 준비를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국제교류처 선발에 합격한 후에는 파견 학교에 본격적으로 지원을 하게 되는데, 한국에는 리투아니아 대사관이 없기 때문에 리투아니아 현지에서 비자를 발급받아야 했다. 서류가 하나라도 누락되면 골치가 매우 아프기 때문에 출국 전까지 철저히 비자 발급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했다. 틈틈이 항공 가격을 확인하고, 인터넷으로 유학 보험에 가입하며 교환학생을 갈 준비를 단단히 마쳤다.
 
 
 교환학생으로 지내는 동안은 특별한 일이 없어도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하루라도 기숙사에 붙어 있을 틈 없이 시내, 행사, 외곽 대형마트를 돌아다니며 놀고, 파티에 놀러 가고, 친구들과 맛집을 찾아가거나 쇼핑을 하며 바쁘게 보냈다. 그렇다고 해서 수업에 소홀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 생활과 크게 다를 것 없이 수업을 듣고, 숲이 보이는 도서관 자리에서 공부하고, 카페에 앉아 조별과제를 했다.
 교환학생으로 지내는 도중에 팬데믹이 선언되어 마트, 약국 외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아 생활에 제약이 있기도 했다. 이로 인해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기숙사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 점이 좋았다. 팬데믹 선언 전에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기에 여러 친구를 얕게 사귀었다면, 이후에는 같은 기숙사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 좀 더 깊게 교류할 수 있었다. 기숙사에 사는 친구들과 저녁마다 맛있는 것을 같이 해 먹고, 옆 기숙사에 사는 친구들과 같이 기숙사 주변을 산책하면서 생활했다. 시내에 가는 것을 자제해야 하니 Bolt Food·Wolt(배달 전문 서비스)를 이용하여 시내 맛집 음식을 배달시켜 먹기도 했다. 늘 3~4시쯤만 되면 기숙사 친구들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 ’오늘 뭐 먹을래?’ 혹은 ‘마트 갈 사람?’이라고 메시지가 올라오곤 했는데, 그때의 기억이 종종 생각난다.
 

(사진 출처. 윤보라 학생)

 
 
 '다시 이런 순간들이 내 인생에 있을까?'라는 생각에 교환학생으로 지냈던 모든 기억들이 아련하고 마음에 깊이 남아 있다. 한국인 친구들과 한식을 만들어 먹으며 잠시 한국 생활을 추억했던 일, 외국인 친구들을 초대해서 한식을 대접한 일부터 시작해 핀란드 여행에서 본 설산 풍경과 오로라, 게디미나스 타워에 올라가 본 맑은 하늘, 마트에서 장보고 나오면 보이는 예쁜 노을들, 트라카이에서 찍은 '아무노래챌린지' 영상, 기숙사 친구들과 본 넷플릭스 드라마와 그 친구들이 만들어준 각국의 음식들을 먹으며 나눈 대화들까지. 집을 나선 순간부터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까지의 모든 순간이 좋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리투아니아는 팬데믹 선언 이후 마트와 약국을 제외한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었다. 카페나 식당이 조금씩 문을 열 때도 포장만 가능했고, 가고 싶었던 식당은 한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문을 열지 않았다. 기념품샵과 소품샵도 모두 문을 닫아서 귀국할 때 기념품을 챙겨오지 못한 점이 미련으로 남아 있다.
 
 
 여행을 비롯한 일상을 떠난 경험이 좋은 가장 큰 이유는 훗날 힘든 일에 부딪혔을 때 버틸 힘을 주기 때문이다. 87일 간의 리투아니아 생활 또한 인생에서 좋았던 날들로 추억되면서 힘이 되어 줄 것이다. 교환학생 생활이 여행과 다른 점이 있다면, 외국인 친구들을 사귐으로써 그 친구들이 있는 국가에 방문했을 때 만날 친구가 있다는 점이다. 친구들 덕분에 짧게나마 독일어, 이탈리아어, 터키어, 일본어, 중국어를 배웠는데 한국에서 좀 더 깊게 공부해서 친구들을 만나러 가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코로나 때문에 아쉬움이 많은 한 학기지만,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후회 없던 생활이었다.
 교환학생을 계획하고 있는 학우들에게는 딱 다섯 가지만 기억하라고 말하고 싶다. 1. 영어 공부 많이 하고 오기 2. 현지 조사 많이 하고 오기 3. 교환학생 순간 많이 남기기 4.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시뮬레이션 해보기 5. 긍정적인 마인드 가지기가 그것이다. 이중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3. 교환학생 순간 많이 남기기다. 큼직한 사건들은 매개수단 없이도 떠올리기 쉽지만, 길 가다 우연히 마주친 친구와 나눈 대화나 고양이가 내 발밑까지 와서 쓰다듬었던 기억 같이 짧지만 좋았던 순간은 사진이나 일기 등으로 남기지 않으면 기억이 쉽게 휘발된다. 그 순간에는 기록으로 남기기 귀찮겠지만 하나하나 남겨두면 후에 삶을 살아가는 큰 원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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