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만나요

‘멘토링’은 익히 알면서도 설명하기 어려운 단어이다. 일반적으로 멘토링은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멘토가 멘티에게 지도와 조언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선·후배 관계나 경험이 많은 사원과 신입사원 간에 멘토-멘티 관계가 형성되기도 하고 대학생과 초등학생 간에 멘토-멘티 관계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사회가 다각화되며 다문화학생 멘토링도 새로이 등장했다. 늘어나는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사회에 잘 정착하고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게 도와주는 것이 다문화학생 멘토링의 주목적이다. 이번 호 웹진에서는 다문화학생 멘토링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9회 한국장학재단 수기·UCC 공모전 다문화학생 멘토링 수기 부문 최우수상 수상한 나준엽 학생을 만나보았다.
 
 나준엽 학생은 지난 3월에 진행된 한국장학재단의 공모에서 다문화학생 멘토링 수기부문에 응모하여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수기의 제목은 ‘긍정의 꽃과 씨앗’으로 도종환의 시 ‘꽃씨를 거두며’를 모티브로 배움지기와 추억을 써내려갔다. 나준엽 학생은 과분한 상을 받았다며 다소 부끄러운 듯 수상소감을 밝혔다. “우선 제 대학생활 중 가장 뜻 깊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상을 받았다는 것에 뿌듯해요. 사실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해서 제가 다른 나눔지기보다 잘 해왔다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나눔지기들이 배움지기에게 정성껏 멘토 역할을 했습니다. 저는 그 분들의 노고를 다 합해서 받은 것이라 생각해요.”
 나준엽 학생이 멘토링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이들을 좋아해서 시작하게 된 멘토링은 생각보다 훨씬 보람찬 일이었다. 처음에는 중학생 멘토링으로 시작했는데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라 불리면서 학업 지식부터 사소한 고민상담까지 해주면서 아이들과 점점 친해졌다. 항상 밝은 모습의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보니 스스로 더 행동 가짐을 조심하고 자주 웃는 모습이 되었다. 그렇게 청소년멘토링을 무사히 마치고 2015년에는 다문화멘토링을 시작했다. 처음에 배정받은 아이의 가정을 방문했을 때는 충격적이었다. 어머니는 베트남 분이셨고 아버지는 연탄배달을 하시며 심지어 거동도 불편하셨다. 아이가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빈 집에서 보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선생님이 오자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아,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 따가운 사회적 시선까지 받는 아이들이 가야할 길이 순탄하지 않구나. 제가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 아이들에게 따스한 꿈과 행복을 심어주고 싶었어요.”
 
 나준엽 학생은 어떻게 하면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직접 실천했다. 그가 맡은 학생들은 대부분 초등학생으로 아직 못 해본 것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학업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꿈의 씨앗을 심어주기로 결심했다. 대구지역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견학가기도 하고 시내의 한방체험활동축제에 함께 참여하며 여러 체험을 함께 했다. “평소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함께 하면서 아이의 사고의 폭을 확장시켜주었어요. 학업성적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삶에 긍정적인 힘을 주는 다양한 경험을 선사해주는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나준엽 학생이 멘토링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16년에 맡았던 다문화가정의 초등학교 4학년 종혁이에게 태권도를 가르친 것이었다. 또래에 비해 키가 작고 체구가 왜소했던 종혁이는 처음엔 소심했다. 하지만 나준엽 학생과 공통 관심사인 태권도를 배우면서 급속도로 친해졌다. 나준엽 학생도 잠깐 태권도 사범으로 일한 적이 있어서 종혁이를 틈틈이 가르쳐주었다. 전에 승급심사에서 한 번의 실패를 맛봤던 종혁이는 결국 품띠로 올라가게 되었다. “품띠로 승급되고 행복해하며 저에게 자랑하던 그 모습은 잊을 수가 없어요. 다문화라는 사회적 굴레에 개의치 않는 영락없이 해맑은 아이었거든요.” 종혁이와 꿈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많은 것을 느꼈다. 태권도 관장이 꿈인 종혁이에게 그 꿈을 이루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었던 적이 있었다. “자기와 같이 불우한 환경에 처한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쳐주고 싶다고 답했어요. 이 순간에 이 작은 아이에게 얼마나 전율했는지 몰라요. 생각만큼은 벌써 어른이었던 거예요. 이 날 이후로 더욱 최선을 다해 멘토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졸업을 앞둔 나준엽 학생은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멘토링 활동을 계속 할 것이다. 더불어 아직 멘토링을 접해보지 못한 많은 학생들에게 꼭 해볼 것을 권유했다. “어떤 멘토링이든 한 번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아직 대학생이라 배움지기의 입장에 가깝지만 아이들의 나눔지기가 되어보면서 잊고 지냈던 혹은 새롭게 알게 되는 많은 것들은 배우고 깨달을 수 있어요.” 또한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내 지식이나 재능으로 아이에게 새로운 길을 줄 수 있고, 다른 세상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은 너무나 뿌듯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