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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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줄숲모기는 지카바이러스와 뎅기열을 옮기는 매개체이다. 아시아에서만 연간 75만 명, 전 세계로 범위를 넓히면 연간 200만 명이 이 모기로 죽는다. 이런 치명적인 위험이 있는 흰줄숲모기를 비롯한 모기 5종을 연구·분류하고 이를 바탕으로 질병 매개 모기 감시 사업 사용 전략을 분석해 수상까지 한 학우들이 있다. 2019 대학생 생물분류 분야 연구 공모전에서 환경부장관상을 받은 방우준, 조성태, 원민혁 학우가 그 주인공이다.
 
 한 달에 2번 나가는 채집도 함께, 동물계통분류학 연구실 생활도 함께인 세 학우는 ‘곤충’이라는 관심사 하나로 모일 수밖에 없었다. 알고 지낸 지는 2년 정도. 대학 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 공모전을 나가고 싶었던 세 학우는 올해가 마지막 학기인 방우준 학우를 필두로 2019 대학생 생물분류 분야 연구 공모전에 참가하게 되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마지막 학기이기도 하고, 대학 생활 중에 한 번쯤 공모전 참가를 해보고 싶었어요. ‘누구랑 하지?’ 고민이 됐는데 역시 오래 본, 친숙한 사람들이랑 하게 되더라고요.“
 2019 대학생 생물분류 분야 연구 공모전에서는 미생물, 원생동물 등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생물이라면 무엇이든 주제가 될 수 있다. 주제 선정 폭이 굉장히 넓었기에 ”왜 많고 많은 생물 중 ‘모기’를 선택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 물음에 세 학우 모두 ‘익숙해서’라는 답을 내놓았다. “연구실 중점 과제가 살인 진드기나 모기와 같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생물 연구였기 때문에 저희 셋 모두가 관심 있어 하면서도 제일 잘 알고, 많이 연구해 본 모기가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잘 아는 사람과 함께 익숙한 주제를 선택해 시작한 공모전이었기에 탄탄대로가 펼쳐질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준비 과정에 난관이 가득했다. 목표로 했던 모기 중 노랑줄숲모기가 시즌 막바지인 9월까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류 대상인 모기를 잡아야 분류를 시작할 수 있는데 아예 잡히질 않으니 시작조차 할 수 없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중, 이 종이 경상북도 예천에서 나왔다는 기록이 있어 무작정 찾아갔다. 그리고 그 날 잡은 다섯 마리의 모기 중 두 마리가 이 종임을 알았을 때 기분은 최고였다. 수상 후 몇 달이 지나 인터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질문에 답할 때 이들 모두 굉장히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 당시에는 얼마나 행복했을지 인터뷰어인 나로서는 상상이 안 갈 정도. “예천에서 예전에 잡혔다는 기록이 있어서 무작정 가서 잡고 연구실에서 분류했는데 딱 그 종이 나온 거예요. 그 때 소리 지르고 얼싸안았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 실험을 국내에서 처음 하다 보니 실험 설계를 직접 해야 했다. 참고할 만한 문헌도 없었다. “일단 부딪혀본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제가 배우고 공부했던 유전적인 기술로 실험 설계를 하나하나 했습니다.” 최초로 실험을 설계하고 성공시키기란 보통의 노력으로 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마감 3일 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수차례의 실험 끝에 결국 성공의 기쁨을 맛봤다.
 
 이 팀의 핵심은 ‘차별성’이었다. ‘우리에게 필요하지만, 남들이 잘 안 하는 연구, 처음 하는 실험, 남들과 다른 분류 방식’. 이 한 문장으로 정의 내릴 수 있다. “문헌을 찾다 보니까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에 했던 자료를 아직도 쓰고 있더라고요. 마지막 자료가 1960년대였습니다.” 이 차별성은 보고서에서도 나타났다. 서론, 실험 방법 및 재료, 결과와 고찰, 세 단계로 나누어진 보고서는 우리가 흔히 아는 서론, 본론, 결론의 보고서와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공모전을 준비할 때부터 수상 욕심은 있었다. 다만 ‘환경부장관상’이라는 큰 상을 받는다는 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고 한다. “처음에 공모전 시작할 때 수상에 대해 욕심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입니다. 수상만 딱 하자는 마음으로 참가를 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탈 줄 몰랐습니다. 제가 살면서 받은 상 중에 가장 큰 상이자 가장 의미 깊은 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다른 팀의 발표를 들으며 생물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졌다는 세 학우는 ‘도전’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고는 싶은데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막연한 걱정 때문에 시도를 안 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해보고 싶은 일이 있으면 기회 사라지기 전에 그 일을 한 번 해보는 게 좋습니다. 2020년에는 마음껏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준 생명과학부 생물학전공 최광식 교수님께,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던 이들. 찰떡 호흡을 자랑하던 이 세 명이었기에 함께 도전했고 함께 힘든 시간을 견뎠다고 생각한다. 학생리포터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더 성장한 방우준, 조성태, 원민혁 학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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