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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이하 헬리코박터균)는 위 점막에 감염되어 각종 위장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기 위암 환자가 부분적 위절제술을 받은 후 이 균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연구 결과가 달랐다. 우리 대학 전성우 교수 연구팀은 지난 6일, 이전의 논란을 잠재울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SCI 학술지인 ‘Alimentary Pharmacology & Therapeutics’ 3월호에 실리기도 한 이 연구 결과에는 헬리코박터균 외의 다른 위암 재발 위험인자를 최초로 규명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호 웹진에서는 전성우 교수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위암에 관련한 주제다보니 뜻하지 않게 일반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전의 다른 연구는 너무 의학적이라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다소 어려웠는데, 이번 연구는 위암 환자든 위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든 누구나 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였기 때문입니다. 논문 한 편으로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고 관심도 받게 되어 뿌듯합니다. 이번 계기로 학자들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논문이 아니라 세상에 직접적으로 일조할 수 있는 논문을 쓸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기에 위암이 발견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동안 장기 추적 관찰을 진행했습니다. 조기 위암 환자들은 보통 내시경을 통해 위암 부위를 내시경용 칼로 절제하는 시술을 받습니다. 이 시술을 받은 환자 중 헬리코박터균이 있는 283명을 대상으로 제균 치료를 한 후 경과를 지켜보았습니다. 하지만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들 중에서는 항생제 내성 등의 이유로 인해 균이 죽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에 균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를 확실하게 규명하기 위해, 환자들을 박멸치료를 통해 균을 완전히 제거한 그룹과 균이 남아있던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이 두 그룹을 3년 이상 지속해서 관찰한 결과, 헬리코박터균이 계속 있었던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위 선종이나 위암이 재발할 확률이 2.3배나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환자의 나이가 60세 이상의 고령일 경우에는 균의 박멸 유무와 상관없이 위암 재발 확률이 2.8배로 증가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첫 번째는 헬리코박터균을 박멸하는 게 위암의 재발을 방지하는 데 훨씬 이롭다는 것을 확인한 점입니다. 이전에는 제균 치료가 위암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나라마다 논란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제균 치료를 하는 게 좋다는 쪽에 힘을 실어주게 된 것입니다. 두 번째는 위암 재발의 위험인자를 하나 더 발견한 것입니다. 60세 이상의 고령자는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인데, 이 점이 다른 연구와 이 연구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많은 경우에는 제균 치료를 했더라도 젊은 사람들 보다 더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위암이 전체 암 발생률의 1~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위암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제균 치료의 중요성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한 고령의 환자들이 건강검진에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여, 위암 재발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기가 잘 아는 분야를 다른 분야와 합쳐 새로운 분야로 창출하는 능력을 키우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저는 현재 의사라는 직업과 함께 의료기기를 만드는 벤처 기업의 대표이사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위암 내시경 수술에서 사용되는 칼은 제가 직접 개발한 것으로, 저의 전문 분야를 공학 기술과 합쳐서 제작한 것이죠. 한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해 그 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발전을 이룬 다음에는 더 이상의 진전이 어렵게 됩니다. 그러면 그 분야에서는 다른 분야와의 기술 교류를 통해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최근 강조되고 있는 융·복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도 요즘 복수전공을 많이 하는데, 자기가 잘 아는 분야를 다른 분야와 융합한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새로운 분야가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생각의 틀을 넓히면 세상에는 굉장히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학문 자체에 대한 탐구도 좋지만 사회에 직접적으로 일조할 수 있는 일에 더 관심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일을 하든지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과 연관시켜 그 분야를 발전시켜 보면 훨씬 더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대학 학생들이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동시에 사회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하면서 멋진 인생을 꾸려 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