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U 피플

‘반달돌칼’, ‘측우기’와 같은 이름들을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두 개의 문화재는 모두 ‘농업’과 관련되어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인류의 정착과 농경 생활이 신석기 시대부터 이어져온 만큼 우리에게 ‘농업’은 떼놓을 수 없는 존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가 점차 산업화되고 급격히 변화하면서 농업의 중요성은 조금씩 잊혀가기 시작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통신 기술과 농업을 융합한 ‘스마트팜’, ‘스마트 농업’이라는 분야가 새롭게 등장했다. 우리 대학에도 빠르게 발전하는 사회에 발맞추어 새로운 농업 패러다임을 축산분야에 접목한 인물이 있다. ‘스마트팜’ 축산분야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에 직접 나선 하유신 교수를 만나보자.
 
 제가 우리 대학의 교수로 임용된 이후 지금까지, 5년 동안 수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연구, 교육뿐만 아니라 대내외 활동 등으로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해온 연구에 대한 상을 받고 나니 그 간 노력의 보상이라는 생각도 들고, 좀 더 열심히 활동하라는 채찍질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러한 결과를 얻는데 있어서 디딤돌이 되어준 우리 연구팀 대학원생들에게 그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제가 상을 받은 이후 이번 수상을 계기로 축산분야 관련 기관에서 이 연구결과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실용적이고 상용화되려면 좀 더 꾸준한 연구가 필요하기에 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선 ‘스마트팜’이라는 분야는 최근 들어 시도되고 발전하고 있는 농업 기술입니다. 하지만 농업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이 ’팜(Farm)‘이라는 농장을 넘어서서, 훨씬 더 넓은 분야인 ’농업‘에서의 많은 변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팜’이라는 단어보다는 큰 범위를 의미하는 ’스마트 농업‘이라는 용어가 보통 사용됩니다. 생산인력을 대체할 무인자동화, 안정적인 경영환경, 안전하고 공급경로를 믿을 수 있는 환경과 먹거리, 데이터 기반 과학영농 등 농업분야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변화를 시도하고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시처럼 새로운 농업을 이끌어 내고 있는 분야가 바로 ’스마트 농업‘입니다.
 제가 진행한 연구는 이러한 분야 중 축산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농축산물 상위 10위 중 그 순위 안에 7개나 들 정도로 중요한 축산분야는 현대에 들어서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농업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수입 사료의 부담으로 인하여 축산업 종사자의 고난은 말로 이룰 수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 축산 경영비 중 사료비가 80%에 이르는데, 수입의 비중이 큰 사료비는 FTA, 국제 곡물 가격 상승과 하락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축산물 수급 가격의 변동이 일정하지 않은 점과 더불어 사료비의 급격한 변화로 축산종사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국내 부산물 사료들을 활용하여 최소의 비용으로 고품질의 사료를 생산하고자 하였습니다. 저는 발효음식이 사람에게 좋은 것처럼 발효사료가 가축에게 있어서 건강한 사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착안했습니다. 그 생각을 기반으로 부패와 오염이 심한 부산물 사료를 ‘발효’라는 과정을 거치도록 하여 사료의 품질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발효 과정은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원격으로 조작하고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발효온도, 압력 등 발효에 필요한 조건들을 조절하는 자동발효조절기능과 선입선출방식을 탑재한, 100t 정도의 사료를 보관할 수 있는 스마트발효탱크도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습니다. 이러한 부산물 사료 발효저장 시스템으로 사료공장에서 연간 16억 원을 절감할 수 있고 사료 손실 또한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농업은 농산물 생산이라는 1차적 기능과 더불어 식량안보, 치유와 힐링 등 많은 공익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식량이 국가 경제를 좌우하기도 하고 자연이라는 요소로부터 치유와 힐링을 기대할 수 있으며 보건과 휴양 등 많은 자원들이 국민들의 생활에 공급되기 때문에 농업은 현재도, 앞으로도 매우 중요한 분야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농업은 복합적이고 다양화되어가고 있으며 장차 생산(1차), 가공(2차), 서비스(3차), 지식정보(4차), 취미여가생활(5차)등 다양한 차원의 산업들을 포괄하는 15차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저는 국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밭농업기계개발연구센터 부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경북농민사관학교 교수로서 농민교육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스마트 기술과 융합하여 축산물 및 고품질의 사료를 안전하게 생산하기 위한 기술연구를 활발히 할 예정입니다. 또한 이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우리 대학에 스마트팜혁신센터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하게 이어갈 것입니다.
 
 
 현재 교수인 저도 학생 분들과 다름없이 학창시절에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취업에 대한 어려움도 물론 겪었습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원 공부를 다시 시작하여 교수가 되기까지, 저는 하나의 신념을 굳게 믿고 달려왔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 특별하지 않지만 현재의 저를 있게 해준 신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일에는 문턱이 있기 마련입니다. 문턱 너머에는 그 전의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노력을 기울여 문턱을 넘고 꾸준히 이를 반복한다면 이 세상에서 이루지 못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밥을 하는 과정에서 ‘뜸’이라는 시간을 기다리지 못해 밥을 망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습니다. 즉, 일이 진행되는 과정은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고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입니다. 이를 견뎌내고 이겨낸다면 좀 더 발전한 자신과 그에 맞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사람이 변화하는 사회에 맞춰가기 급급한 시대에, ‘뜸’의 과정을 견뎌낸다는 의지를 가지는 것이 학생 분들이 지녀야 할 삶의 지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