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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백선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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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민하 작성일 2012/08/30 조회수 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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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뜨거운 태양 아래 산티아고로 가는 길 위에 서 있던 이유는 종교적인 신념도 인생에 닥친 큰 시련도 아니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로 향하는 800km의 길이 프랑스 교환학생 생활과 80일간의 배낭여행을 정리하게 해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한 달 동안 800km를 걷는 일은 그저 힘든 일이 아니라 온전히 나만을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컸다. 30일간의 걸음 끝에 도착한 산티아고, 이제 길은 끝났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곳에서 걸어가야 할 각자의 길을 찾았고 또 다시 걸을 것이다. 진짜 길은 산티아고부터 시작된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였던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북서쪽의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la)로 가는 길이다. 마을마다 ‘알베르게’라 불리는 순례자 전용 숙소가 있어 비싼 유럽 물가를 피해 잠자리와 취사를 해결할 수 있다. 천 년의 긴 세월 동안 무수한 사람들이 조개껍질을 매달고 지팡이를 짚으며 걸어온 길이라 모든 갈림길마다 노란 화살표와 조개껍질이 길잡이가 되어준다.
 순례길을 준비하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니었다. 세부 일정은 몸 상태나 날씨 때문에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세워올 필요는 없었다. 다만 이 길을 먼저 걸었던 사람들의 에세이를 읽거나 영화를 본다면 길을 걸을 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순례길 10일째, 큰 마을들 사이에 있어 순례자들이 도중에 거쳐 가는 빌로리아 델라 리오하(Viloria de la rioja)라는 작은 마을에 묵었다. 지난 10일 동안은 100명 이상을 수용하는 큰 알베르게에서 숙박했을 뿐 아니라 다들 지친 자기 몸을 챙기기 바쁜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곳과 달리 이곳 리오하에서는 자원봉사자 2명과 순례자 4명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앞으로 진로에 대해 생각하고자 온 헝가리 친구 마르쉐, 퇴사하고 카미노 책을 쓰려는 기자 언니, 단짝 친구와 관계를 고민하는 프랑스 친구 에이니. 그리고 이 심각한 상황에서 나는 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사람들이 왜 길을 걷는지 알고 싶을 뿐이라 말했고 저녁식사는 웃음바다가 되었다. 이곳 산티아고 순례길은 큰 계기 없이 온전히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곳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2일째, forcebadon이라는 고도 1430m에 위치한 마을에 묵었다. 22일이나 걸어온 만큼 걷기에 요령도 생기고 체력도 좋아져서 몸은 점점 덜 힘들어졌을 때쯤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 길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압박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이곳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찾기 위해 온 사람들은 모두 이 길에서 얻고자 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빠진다. 그것이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가장 힘든 일이다. 모든 것을 잊고 싶어 혼자 빠르게 걷다가 독일인 친구 필릭스를 만나게 되었다. 길을 걸으면서 서로의 고민을 나누었더니 마음이 후련해지고 걸음도 가벼워짐을 느꼈다. 길 위에서 여러 가지 생각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덕분에 이겨내며 걸을 수 있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매일매일 새로운 에피소드로 채워진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하루에 54km를 걷게 된 날이다. 산티아고 도착 전 100km는 순례를 인정받는 최소한의 거리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3~4배 증가하게 되어 숙소전쟁이 벌어진다. 27일째 되는 날 26km를 걸어 Portomarin에 도착했다. 그러나 알베르게 뿐만 아니라 호텔, 호스텔이 모두 빈 방이 없었다. 오후가 되면 체육관을 개방한다지만 마냥 기다리고 있기보다는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다음 마을로 출발하기로 했다. 그렇게 다음 마을 숙소를 찾아 출발했다. 하지만 알베르게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힘들고 지쳐 64km지점의 어느 마을에서 이틀을 머물렀지만 그날의 행보는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30일 동안 800km를 걸었다. 매일 아침 눈을 떠서 노란색 화살표가 향하는 방향으로 걸었다. 길을 잃을 일도 갈림길에서 고민할 일도 없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 비유할 수 있다. 올라가면 내려가는 날도 있고 서로에게 상처받고 서로에게 위로 받는 날도 있으며 고민하고 해결해가는 과정들이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에 도착한 지금 이제 더 이상의 길도 화살표도 없다. 그러나 이곳까지 800km를 걷는 동안 새로운 길을 찾았다. 그 길에는 화살표가 없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더 힘들겠지만 산티아고 대성당에 선 우리들은 준비가 되어있다. 모두들 이곳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길 바란다. Buen camino!

 

(사진출처. 백선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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