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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호 포루투갈의 리스본 대학 교환학생 다녀온 구윤정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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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다연 작성일 2014/10/29 조회수 8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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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에서 벗어나 대학생이 되면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었다. 전액장학금 타기, 동아리 활동, 해외 봉사 활동 등 많은 일을 해보고 싶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꿈꿔온 활동은 교환학생 프로그램이었다. ‘꿈을 위한 발판을 만들고 싶어서’와 같이 거창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구에서만 20년 넘게 자라온 나는 다른 환경이 궁금했고 느끼고 싶었다. 책이나 영화 속에서 외국을 접하기보다 직접 넓은 세상으로 나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문화를 낱낱이 알고 싶었다. 특히 교환학생은 대학생들만 누릴 수 있는, 나를 위한 기회라 생각했기에 리스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포르투갈은 유럽대륙의 최서단에 위치해있다. 포르투갈로 떠나기 전 알고 있었던 것은 포르투갈이 축구선수 호날두의 고향이라는 것과, 유럽에서 가장 날씨가 좋은 나라라는 것뿐이었다. 독일이나 프랑스 등 유럽의 강대국에 비해 정보가 많이 부족한 탓에 나에게 포르투갈은 미지의 나라였다. 그래서 더 두려웠다. 하지만 포르투갈에서의 생활은 내 생각을 180도 바꿔 주었고, 기후뿐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따뜻한 나라임을 깨닫게 했다. 가장 인상 깊게 느낀 포르투갈의 따뜻함은 친절이었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외국인이 길을 물으면 직접 그곳까지 데려다 주기도 하고 핸드폰을 잃어버리면 직접 찾아와 주기도 했다.
 내가 살았던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은 매우 고풍스럽고 아름다웠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건물들에서는 마치 정겨운 할아버지가 반겨줄 것만 같았다. 또 학교와 가까운 거리에 아름다운 해변이 있어서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새파란 바다에서 서핑을 하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리스본뿐 아니라 포르투나 알갈브 등 여행한 도시들도 모두 인상 깊었다. 특히 알갈브는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소문나있을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라하나 파리가 유럽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포르투갈의 도시들도 그에 뒤처지지 않는 아름다운 도시라고 생각했다. 포르투갈의 아름다움을 영상으로나마 느끼고 싶다면 ‘리스본행 야간열차’라는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포르투갈에는 ‘포르투갈 스타일’이 있다. 우선 포르투갈은 한국과 비교해서 시스템이나 일 처리가 너무나 느렸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기본 세 시간은 기다려야 하며, 심지어 5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으나 사람들이 모두 불만 없이 기다리고 있는 것에서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성질 급하기로 유명한 대구에서 온 나는 기다리다 지쳐 나가고 싶은 마음을 몇 번이나 참고 달래야 했다. 심지어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에서도 햄버거를 주문하고 한참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맥도날드가 포르투갈에서는 슬로우푸드 레스토랑이 된 것이다. 다른 음식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밤 9시에 식당에 가면 12시가 훨씬 넘어 식사를 마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건들은 포르투갈 곳곳에 배인 여유를 느끼게 했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전혀 서두르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우리나라와 비교되었다. 또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에 사람이 서 있을 때 먼저 양보하는 자동차들을 보며 그들의 여유로움을 배우고 싶었다.

 

 

 

 교환학생 생활이 평범하고 순탄할 것이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포르투갈 생활은 시작부터 삐걱댔다. 거실이 없는 좁은 아파트도 불편했지만 아파트에 함께 사는 소극적인 플랫메이트들과 맞지 않아서였다. 플랫메이트들과 마치 가족처럼 친해지고 함께 생활 하고 싶었던 나에게 그들의 소극적인 태도는 큰 실망이었다. 또 리스본은 유럽에서 날씨가 가장 좋은 도시이지만 그 해에는 이례적으로 비가 많이 와서 우울한 마음을 더 우울하게 만들었다. 플랫 메이트들과 말도 하지 않고 온종일 방 안에만 있는 등 학기 시작 후 첫 두 달은 내가 상상해온 교환학생의 생활이 아니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이사를 선택했고, 그렇게 나의 새로운 교환학생 생활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했지만 한 번 좋지 않은 경험을 한 데다 한국에서는 멀쩡하기만 하던 몸까지 아파서 집으로 돌아갈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때 새 플랫메이트들이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격려도 해주었다. 그들의 진심 어린 걱정과 위로에 처음으로 외국인 친구들에게 마음을 열게 되었고 이때부터 교환학생 생활에 집중할 수 있었다.
 나는 리스본의 리스본 대학(Iscte_IUL)에서 경제학과 소속으로 포르투갈어, 포르투갈 문화와 역사, 복지경제학 등의 수업을 들었다. 포르투갈 역사수업시간에는 친구들과 함께 역사박물관에 가서 포르투갈의 유물들을 감상하기도 했다. 수업에서 한국과 포르투갈이 가진 가장 큰 차이점은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다. 교수님이 알려주는 것을 받아쓰기만 하는 수동적인 형태의 수업이 익숙한 나에게 학생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고 때로는 심각한 토론을 벌이는 수업은 아주 신선한 경험이었다.

 

리스본에서의 생활은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며 항상 그리워하게 될 것 같은 행복한 시간이었다.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에는 무엇을 하던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먼저였다. 하지만 포르투갈에서의 경험들은 걱정을 자신감으로 바꾸는 법을 알려 주었다. 20년이 넘는 시간을 한 도시에서 자란 나에게 포르투갈에서의 5개월은 잔잔한 수면 위에 던져진 돌멩이와 같았다. 이 새로운 자극은 앞으로 더 넓은 곳에서 성장할 나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사진 출처. 구윤정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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