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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호 한국이라는 우물 밖에서 어제의 나, 내일의 나를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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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생리포터 작성일 2021/09/30 조회수 2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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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새해 첫 두 달, 나는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위해 아르바이트와 영어 공부를 병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토익과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물론, 적지 않은 시간을 쏟았던 시험들이 연달아 취소되며 암울한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팬데믹 속에서 속절없이 시간이 흘러 어느새 여름 방학이 되었고, 우리 대학 홈페이지에서 교환 학생 공고를 보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호주 워킹 홀리데이에 실패한 뒤로 기회가 왔을 때 좀 더 빨리 잡지 못한 과거를 제일 많이 후회했던 나는, 이번 기회에 기필코 교환 학생을 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리투아니아 빌뉴스 대학교를 파견 대학으로 결정한 이유는 바로 도서관이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빌뉴스 대학교 도서관은 과연 영화 <해리 포터> 속 호그와트 마법 학교 도서관의 모델답게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국가에 비해 리투아니아는 이전 학기에 파견된 학생들의 후기가 특히 많은 편이었다.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디에 맛집이 있는지 등의 자세한 블로그 기록 덕분에 비교적 문제없이 생활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유럽 국가의 경우에는 토익 점수가 750~800점 이상이면 지원 자격이 주어지고 제2외국어와 달리 서류 평가로만 교환 학생을 선발한다. 그래서 면접 준비 없이 토익 성적만 특별히 준비했다. 합격 후에는 영어 회화 앱인 캠블리와 넷플릭스 및 유튜브(Catches Up with Eric 추천)를 통해 일상 영어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또 아르바이트로 리투아니아에서 쓸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슬픈 이야기이긴 하지만 리투아니아에 도착해서 자가 격리를 했을 때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당시에 리투아니아에 온 모든 교환 학생들은 2주간의 자가 격리를 해야만 했다. 기숙사에서는 자가 격리를 할 수 없어서 학교 측이 마련해 준 호텔에서 머물러야 했는데, 호텔이라는 느낌보단 단식원이라는 느낌이 더 강했다. 생수를 마시고 싶다고 하자 수돗물을 마시면 된다는 답만 들었다. 아침과 오후에 식사 두 끼만 배달되는 데다가 그 두 끼마저 빵 몇 개에 양배추 볶음 또는 비트즙 국이었다. 방을 나갈 수도 없어서 친구들과 온라인으로 대화하거나 방문을 열고 사탕을 주고받았다.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고 2주 만에 자가 격리가 해제되었고, 아마 그날 밤 파티가 빌뉴스에서의 첫 파티였을 것이다.



 리투아니아 빌뉴스 대학교에서 나는 마케팅(Marketing),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 소비자 행동론(Consumer Behavior),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이렇게 경영학 전공 네 과목을 수강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전공 세 과목과 교양 한 과목을 들었지만 나는 모두 전공 수업을 들었다. 아무래도 전공인 만큼 심도 있는 내용이기도 하고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영어 강의이기도 해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다.

 학기 초에는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가 너무 부담스러워서 매일 방에서 복습과 영어 발표 연습만 했다. 특히 발표 수업이 많아서 과목별로 일주일에 두 번씩 수업이 있으면 한 번은 교수님께서 강의를 하셨고 한 번은 학생들이 발표를 했다. 그런데 2주 정도의 시간이 흐르니, 강의 내용이 비교적 어렵지 않아 복습 시간도 훨씬 줄었고 영어 좀 못하면 어떠냐는 생각 덕분에 발표 연습 시간도 단축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일주일 중 3~4일은 공부에 집중하고 남은 시간에는 외국인 친구들과 공원에서 피크닉을 즐기거나 여행을 가면서 강의 외의 다른 중요한 것들을 경험하려고 했다.

 하루 종일 강의가 없는 날에는 스키, 카트와 같은 액티비티도 하고 친구 집에 가서 베이킹도 했다. 12일로 빌뉴스 근교 여행을 떠나기도 했는데, 내가 가고 싶은 도시 세 곳을 정해 일주일 간 배낭여행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래도 학교 수업 후에 친구들이랑 카페에서 사 온 디저트와 함께 티타임을 가졌던 것이 가장 행복했다. 혼자서 올드 타운 거리를 거닐던 추억, 언덕 위에 돗자리를 깔고 일몰을 보던 추억 역시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리투아니아에서의 교환 학생 생활은 굉장히 좋았다. 그냥 창문 밖이 유럽이라는 사실이, 또 아름다운 구시가지와 자유로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특히 가장 좋았던 점은 한국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갔다는 것이었다. 대학 입학 후에 복수 전공도 하고 서포터즈 활동도 하면서 나는 내가 우물 안에서 놀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은 한국이라는 큰 우물에서 놀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What is your hobby?” 외국인이 이렇게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나도 그렇고 많은 이들이 들어 봤을 영어 문장이지만 나는 이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내 취미조차 모르고 살았던 것이다. 이로써 나는 한국의 교육 수준이 정말 높다고 생각했다. 이게 좋은 뜻일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너무 높게 고정된 교육 수준을 따라가려고만 하니까 본인의 취미, 좋아하는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타인에게 잘하는 법, 예절, 수능 공부 지식 등은 잘 배우고 있지만, 반면에 그런 교육 때문에 자신을 아끼는 법, 제대로 된 본인의 꿈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외에도 외국 교환 학생 친구들의 한 마디, 한 마디로부터 인생에 대해 깨닫게 된 것들이 참 많다.



 

 일단 가서 일주일만 있어 봐, 너무 힘들면 돌아와도 돼!” 교환 학생으로 파견되기 한 달 전에 언니가 해 줬던 말이다. 영어 공부도 어느 정도 했고 최종 합격도 했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지내려고 하니까 덜컥 겁이 나기도 했는데, 왠지 모르게 그 말 덕분에 용기가 생겼다. 교환 학생을 희망하는 학우들도 일주일만 있어 보자는 생각으로 꼭 도전해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기적 같은 일주일 논리에 따라 하루하루 살아 보면 결국에는 상상 이상의 경험을 하고 올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함께하는 한국인 친구들이 있다면 꼭 같이 출국하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교환 학생 생활을 하며 힘든 날도 많았는데, 이를 이겨 낼 수 있었던 건 모두 나와 함께 울고 웃었던 한국인 친구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나를 더 성장하게 해 준 친구들을 사귄 것이 교환 학생 프로그램에서 얻은 가장 값진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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