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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호 셔터를 누르는 순간, 찰나는 영원의 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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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생리포터 작성일 2022/01/24 조회수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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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 그리고 영원. 빈 그리고 가득 찬. 김병태 작가의 사진 앞에서 이 역설적인 나열은 한 문장이 된다. 사진은 삶, 사랑 그리고 진실을 함축해 전해준다. 여기, 아프리카에서 세상이 열림을 표현한 작가가 있다. 이번 호에서는 사진으로 시를 써 내려간 사진작가, 김병태 동문을 만나보았다.


 김병태 동문은 케냐의 광활한 자연과 사람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케냐와의 수교 50주년 기념으로 2014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야생의 감성 사진전을 시작으로, 현재 이토록 빈, 숨을 고르다까지 국내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토록 빈, 숨을 고르다는 이토록 텅 빈 그곳을 마주한 이들이 고요한 울림을 느끼며 잠시 숨을 고를 수 있게끔 한다는 의미로 기획되었다. 이와 같이 국내 활동은 물론 일본 등 해외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동문의 삶이 된 사진. 처음부터 김 동문의 삶이 사진으로 가득했을까. 그것은 아니었다. 사진과의 시작은 1988년 사진동호회에 가입하면서부터다. 대학 시절, 김병태 동문에게 카메라는 사치품이었다. 김 동문은 카메라 대신 펜을 들었고, 여느 친구들과 같은 삶을 살았다. 그렇게 남들처럼 대기업에 취직하여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 삶은 김 동문이 진정 원하던 삶이 아니었다. 무역학과에 진학한 이유를 되짚으며 새로운 시작을 다짐했다. 김 동문은 남들이 잘 안가는 곳에서 개인 사업과 사진을 동시에 하고 싶었다. 그런 김 동문에게 운명처럼 케냐가 다가왔다. 동물의 왕국으로만 알려진 미지의 세계. 보통 사람들은 아프리카는 위험하고 힘들고 가난한 곳이라 느꼈다. 하지만 동문에게는 두려움이 아닌 사진에 대한 기대였다. 김 동문은 사표를 내고 꿈을 실천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렇게 1993, 김 동문은 아프리카로 향했다.


 기대와 용기로 떠난 동문을 맞이한 건 기회가 아닌 도처에 널린 위험이었다. 당시 아프리카에서는 사진업이 성황했다. 그런 시장을 분석한 후, 김 동문은 케냐 시장에 한국의 사진 재료를 공급하는 무역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회사라는 울타리 밖의 개인 거래엔 동문의 삶을 무너뜨린 큰 위험이 있었다. 사업으로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때, 전 직장의 동료들과 가족들의 노력의 손길이 강하게 동문을 붙잡았다. 그렇게 전 직장 상사의 추천으로 김 동문은 사무용 가구 판매를 시작할 수 있었다. 다시 일어서기까지 10여년간의 시간이 들었다. 김 동문은 암흑 속에도 길은 있다며 시간을 두고 찾으라고 말했다. 김 동문은 큰 인생의 문제를 젊음과 세월로 풀어갔다.

 김 동문은 사진과 본업 외에 한인 활동도 활발히 했다. 케냐에 한인들이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서로 도우며 보듬었다. 그렇게 김 동문은 재케냐의 한인회장이 되었다. 동문은 한인회장을 오래 하며 일본 커뮤니티와 가까워졌다. 그중에서 동문의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그 사람들이 일본에 돌아가 동호회를 만들었다. 김 동문 사진은 많은 사람의 마음을 만졌다. 이는 일본 내 많은 전시로 이어졌다.

 김 동문은 고향인 한국에서도 사진 전시를 하고 싶었다. 마침 그 해 한국에서 케냐와 수교 50주년 이벤트가 있었다. 이에 주체 없이 사진전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예술의 전당에서 처음으로 작가의 사진전이 열렸다. 사진의 진실함이 어김없이 사람들의 마음을 당겼다. 그 후 현재까지도 사진을 향한 사람들의 발길은 이어지고 있다.


 동문에게 사진 촬영은 가혹한 현실의 유일한 탈출구였다. 며칠을 촬영하러 나가 지내며 힘들었던 것을 그곳에 모두 토해냈다. 끝없이 늘어진 대평야와 지평선. 산으로 둘러싼 우리나라에선 보기 드문 풍경이다. 텅 비어 있는 것 같기도, 하늘과 땅을 모두 가진 것 같기도 한 지평선. 그래서 지평선은 오묘하다고 말했다. 계속 가도 제자리에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은 곧 무심으로 귀결됐다. 인간이 만든 관계에서 비롯된 집착, 욕망을 비워낸 상태. 무엇을 위해 존재함이 아닌 그저 있는 자연. 죽음에도 의연한 자연을 보며 무심을 느꼈다. 이런 사색을 카메라에 담아 나갔다.

 첫 사진 촬영에서 동문은 사자 무리를 지나가는 임팔라 새끼를 보았다. 그 장면을 보고 새끼가 잡아먹힐 것이라 확신했다. 그런데 사자들은 임팔라 새끼를 쳐다보지조차 않았다. 생존을 위한 사냥에 사람들은 약육강식이란 잔인한 말을 붙였다. 하지만 자연엔 잔인함이 없음을 그 장면을 보며 느꼈다. 동문의 깨달음은 인물 사진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프리카 사람들을 찍은 사진들에는 대개 인간의 의도가 묻어있다. 그래서 가난하고 충격적인 장면을 포착하기 바쁘다. 이런 인간의 의도된 시선은 진실을 왜곡한다. 이에 김병태 동문은 의도를 걷어내고 진실을 담고자 하였다. 편견과 차별에서 비롯된 내재한 슬픔, 당당함 그리고 아름다움을 말이다. 그렇게 김 동문의 사진에 진실함과 무심함이 차곡히 쌓여갔다.



 김병태 동문은 자연을 담고 또 닮아갔다. 어떠한 속세적인 욕망도 볼 수 없었다. 단지 작업에 대한 마음만이 있었다. 동문은 고요함 속에서도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작업이 하고 싶다 말했다. 보통 나뭇잎이 흔들리는 포인트를 보며 바람이 분다고 느낀다. 김 동문은 그런 포인트가 없는 작업을 하고자 한다. 고요함 속에서도 바람을 느낄 수 있게 말이다.

 김병태 동문은 변화를 일상의 연장으로 표현했다. 그렇기에 파격적인 것도 자연스러움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파격이나 변화는 완전히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 있는 것이다. 그러니 변화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그렇기에 김 동문은 두려움 대신 젊음의 패기와 용감함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 진정성을 지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강조했다. 김병태 동문의 진실한 삶이 조언에 그대로 묻어났다. 가장 기초적이지만 잊고 사는 것이 진정성 아닐까. 진실한 마음을 품고 도전하며 나아갈 때, 삶은 우리에게 진정한 의미를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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