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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호 스스로를 믿고 가다 보면,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하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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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생리포터 작성일 2022/08/16 조회수 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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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처음에는 교환학생을 가야겠다는 마음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점점 교환학생이 대학생만의 특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교환학생을 다녀오고 싶어졌다. 특히, ‘해외에서 살아볼 기회가 어쩌면 지금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컸다. 물론 영어 실력 향상, 외국인 친구 사귀기 등의 요소들도 교환학생의 장점이었지만, 나에게는 외국에서 생활해 볼 수 있다는 점이 교환학생의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경북대학교는 교환학생 파견 시 면접을 따로 보지 않고 외국어 어학점수와 학점만을 본다. 그런데 심사 기준에 따라 학생들 간에 약간의 차이만 생기는 학점과 달리, 어학점수는 10점씩 차이 나게 반영된다. 이에 학점도 물론 중요하지만, 교환학생을 희망한다면 일단 어학점수를 만들어 놓는 것이 핵심이다. 나는 비록 나중에 유럽권 대학에 지원하긴 했지만, 처음에는 미국권 대학에 지원하기 위해 토플을 준비했다. , 언어를 위한 부가적인 노력으로는 미국 드라마를 볼 때 한글 자막 대신 영어 자막을 띄워 보면서 영어와 더 친해지려고 했고, 듣기 연습을 중점적으로 할 때는 자막을 없애고 보기도 했다.



 내가 파견된 토마스 바타 대학교(Tomas Bata University)는 체코 즐린에 위치해 있다. 즐린이라는 도시는 나에게도 생소한 도시였다. 즐린에서 체코의 수도인 프라하까지는 기차로 5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아마 즐린이라는 도시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다. 사실 즐린은 도시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아서, 도시보다는 소박하고 정겨운 마을의 느낌이라고 하면 더 와닿을 듯하다. 그렇지만 이 작은 도시 즐린에도 있을 건 다 있었다. 우리끼리 더 현대 서울이라고 불렀던 골든 애플부터 영화관, 체코의 다이소라 불리는 플라잉 타이거, 케밥 집, 요거트 집, 젤라또 집, 그리고 펍과 클럽까지도 있었다.

 나는 사실 유럽에 있는 동안 이왕 유럽에 온 만큼 후회 없이 여행하자하는 마음이 있었다. 즐린에서 수업을 듣는 날이 아니면 여행을 다니곤 했고, 그래서 즐린에서의 생활을 엄청나게 즐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친구들과 한식 파티를 하고, 비건 친구와 비건 스튜도 만들어 먹고, 축구 중계를 하는 날에는 삼삼오오 모여서 축구도 보고, 대만 친구들과 라면도 끓여 먹는 등의 작지만 소중한 추억이 많다. 특히 한국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별이 즐린의 밤하늘에서는 너무 반짝거려서, 밤에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에는 항상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며 감탄하곤 했다.


 수업이 없는 날에는 보통 여행을 갔다. 체코는 유럽의 중심에 위치해서 다른 국가들로 여행을 가기 참 편했다. 즐린에서 오스트리아 비엔나까지는 기차로 2시간 정도 걸리고,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도 5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 야간버스로 독일의 베를린에도 다녀왔는데, 7시간 동안 다리는 조금 아팠지만 싼 가격으로 다녀올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이렇게 틈틈이 여유가 있을 때마다 여행을 다녀온 결과, 학기 중에만 오스트리아부터 헝가리,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이탈리아, 슬로베키아, 노르웨이, 영국까지 총 9개국을 돌 수 있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즐린에 있는 날에는 친구들과 축구를 보거나, 혼자 넷플릭스도 보고, 블로그 글을 쓰는 등 시간을 여유롭게 보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여행 다니던 것도 좋았지만, 다시 교환학생을 간다면 즐린에서의 생활을 좀 더 만끽하고 싶다.



 교환학생 생활 속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너무 많다. 대만 친구들이 내가 떠나는 날에 맞춰 버블티를 만들어 준 것, 즐린 친구들이 깜짝 생일파티 열어줬던 것, 친구들과 네덜란드에 갔다가 숙소에서 다른 경북대 친구를 만나서 다음 날 같이 여행한 것, 노르웨이에서 조식을 먹다가 비행기 놓친 일 등 나열하자면 참 많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 컨트리 프레젠테이션(Country presentation)에서 한국이 우승했던 것 아닐까 싶다. 컨트리 프레젠테이션은 두 국가의 대표들이 각자 자기 국가를 소개하며 그날 교환학생 학우들에게 전통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고, 마지막에 투표를 통해 승자를 가리는 행사이다. 우리나라는 이 프레젠테이션에서 러시아와 겨루게 되었다. 우리는 떡볶이, 불고기, 양념치킨, 김밥, 호떡, 불닭볶음면, 달고나, 막걸리를 준비했다. 한국이 워낙 먹을 것에 진심이다 보니, 양념치킨도 3가지 맛으로 준비하고, 김밥도 각각 터키 학우, 일반 학우, 비건 학우에 맞춰 3가지 종류로 준비했다. 나는 호떡과 달고나를 맡았는데, 하루 종일 한국 친구들과 호떡을 반죽하고 속을 채워 튀기는 것까지 하느라 생각보다 힘들었다. 그렇게 만든 음식과 프라이팬을 낑낑거리며 들고 가서 외국인 친구들에게 각 음식을 설명하고 나눠 줬는데, 친구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했다. 그리고 마지막 투표에서 우리 한국이 이겨서, 그 전날 힘들게 호떡을 반죽하며 튀기던 기억들이 싹 없어지는 느낌이었다. 이 행사를 통해서 한국 음식의 위대함을 새삼 느끼며,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도 더 높아진 것 같다.



 물론 즐거운 일이 더 많았지만, 늘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힘들었던 순간은 부다페스트 놀러 가서 코로나에 걸렸던 것이다. 한국 친구들과 부다페스트에 놀러 갔는데, 이튿날 아침에 도저히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너무 아픈데, 병원에 어떻게 가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PCR은 어디서 해야 하며, 또 수업은 어떻게 해야 할지, 처음부터 끝까지 혼란스러웠다. 체코의 보건복지부 같은 곳에서는 전화로 나가지 말라고만 할 뿐, 대체 물과 음식은 어떻게 구하는지조차 알려주지 않았다. 거기다 내가 아프고 나서부터 룸메이트 언니와 플랫 메이트도 코로나 증상을 보여서, 내가 코로나를 옮겼다는 죄책감에 힘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침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 목소리를 듣자마자 눈물이 났다. 그때는 너무 아픈데도 나 혼자 견뎌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내가 왜 외국에서 이렇게 고생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몸이 점점 코로나로부터 회복되었고,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도 점차 사라졌다. 다 나은 후에는 듣고 싶었던 수업도 듣고, 유럽 여행도 즐겁게 다니며 이러한 슬럼프를 잘 극복할 수 있었다.


(사진 제공_권민지 학우)


 좀 뻔한 얘기일 수도 있는데, 교환학생에 가기 전에도 세상이 참 넓다고 생각은 했지만, 내가 갇혀있다는 사실을 몰랐었다. 교환학생을 가기 전까지 나는 비건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딱히 없었다. , 비건이 내 주변에도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늘 소수라고 생각하며 나도 모르게 편견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교환학생을 가보니 학생 식당에는 비건 메뉴가 늘 존재하고, 오리엔테이션 워크(orientation walk) 때도 같은 조 친구가 비건이었으며, 플렛 메이트도 비건이었다. 그렇게 그들이 내 세상으로 들어오고 나서야, 나는 그들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내 세상 밖에서, 비건은 소수가 아닌 다수였다.

 또, 유럽에서 다양한 커플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키 작은 남자와 키 큰 여자, 남자와 남자, 그리고 여자와 여자까지. 어쩌면 한국에서 잘 보지 못한다고 해서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는데 말이다. 이 이후로 내 주변과 한국 안에만 시선을 두지 않고, 세상을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교환학생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왜 내가 교환학생을 가야 하는지, 또 가고 싶은지와 같은 목표를 단단하게 설정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야 슬럼프가 왔을 때, 그 목적을 상기하며 다시 일어날 수 있고, 교환학생 생활을 누리는데 방향을 정할 수가 있다.

 또 하나, 이상적인 교환학생 생활과 자신의 교환학생 생활이 다르다고 해서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교환학생을 가 있는 동안 한국에 있는 동기들만큼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외국인들과 적게 교류하는 것 같다등의 생각이 들었고, 다른 교환학생 친구와 내 생활을 비교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정말 부질없는 생각들이었다. 하루 외국인과 함께하지 않는다고 영어 실력이 퇴보하는 것도 아니었고, 공부를 잠시 내려놓고 여행을 떠난다고 해서 내 머릿속에 지식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니 여러분이 만약 교환학생 생활을 하게 된다면, 어떤 경험을 하든 괜찮으니, 비교와 강박은 접어두고 교환학생이라는 특별한 기회를 누리며 즐겁게 다녀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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